아모레퍼시픽이 사드보복의 여파와 해외투자의 증가 탓에 2분기 실적이 뒷걸음질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현지사업이 모두 사드 영향권”이라며 “2분기 실적이 불가피하게 후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사드보복 여파로 2분기 실적후퇴 불가피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한국 여행금지령이 내려진 3월 중순부터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판매가 부진했다. 나 연구원은 2분기 중국인 관광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2분기에 면세점을 제외한 국내 화장품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중국인의 수요 이탈과 아이오페, 헤라 등의 경쟁격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나 연구원은 “중국 현지사업 역시 라네즈, 마몽드 등이 이미 한국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 매출이 주춤했을 것”이라며 “유럽과 미주도 사업확장에 따른 비용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900억 원, 영업이익 189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21%가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3분기부터는 해외성장과 기저효과 덕분에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면세점과 동남아 수요공략 등 매출처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 연결기준 실적이 바닥을 치고 3분기부터 차츰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중국의 한국관광 재개와 반한감정 완화에 따른 현지사업 회복이 관건”이라고 파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중국과 미국 등에서 중장기적인 해외사업 확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주요거점 매장을 계속에서 확보할 것으로 나 연구원은 봤다. 일본 화장품기업 시세이도가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2013년 악화되자 매장확보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성장률이 둔화한 것과 대비된다.

나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공격적인 중국매장 확대는 다음해에도 진행될 것”이라며 “이니스프리는 2016년 매장 330개에서 다음해 420개, 설화수는 110개에서 140개로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에서도 2분기부터 라네즈가 온라인사업과 함께 세포라 100곳에 입점을 시작했다. 이니스프리 역시 3분기에 프리 스탠딩숍을 연다.

나 연구원은 “아시아는 아모레퍼시픽의 해외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여전히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동남아 등으로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이라며 “미주사업도 3년에서 4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