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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
이랜드그룹은 ‘의, 식, 주, 휴, 미, 락’을 사업영역으로 꼽아 집중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제주도에서 이 모든 영역을 한꺼번에 이루려고 한다.
이랜드그룹이 제주도에 지은 첫 특급호텔인 ‘켄싱턴제주’가 개관 3개월을 맞았다. 부근 1km안에 제주신라호텔과 제주롯데호텔이 자리잡고 있는데도 평균 객실점유율 80%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이 호텔 외에도 제주도에 리조트와 콘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격과 시설이 다른 세 종류의 숙박시설을 합쳐 모두 683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객실 수가 500개인 제주롯데호텔보다 많다.
이랜드그룹은 제주도 애월읍에 테마파크도 추진하고 있다. 디즈니랜드 못지않은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목표로 앞으로 8년 동안 7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몇 십 년 전부터 의(의류), 식(외식), 주(건설, 가구, 생활용품), 휴(호텔, 리조트), 미(백화점), 락(테마파크, 여행)이라는 여섯가지 영역을 끊임없이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박 부회장은 제주도 관광산업의 판을 흔들 수 있을까?
◆ “제주도 중국 관광객을 잡겠다”
이랜드그룹의 호텔레저사업을 주관하는 ‘이랜드파크’는 지난 4월 풍림리조트 제주점과 경기도 청평점을 합쳐 300억 원에 인수했다.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풍림리조트 제주점은 지하1층~지상5층 건물에 246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1박 기준으로 요금 12~30만 원 정도로 콘도와 호텔의 중간 정도 시설과 가격이다.
이로써 이랜드그룹은 제주도에서 한국콘도(216개 객실, 1박요금 7만9천~9만9천 원)와 켄싱턴제주호텔까지 총 683개 객실을 보유하게 됐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점을 활용해 제주도로 몰리는 중국 관광객을 잡으려 한다. 또 제주도 애월읍 일대에 추진중인 ‘이랜드 테마파크’ 와 연계하려고 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제주도의 개발사업 후보자 공모를 거쳐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랜드그룹은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한류복합 테마파크를 만들기로 했다. 26만5천 평 부지에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6945억 원을 투자해 테마파크형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사업계획은 K-POP타운,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푸드·컬쳐 스트리트, 스타쉐프 레스토랑 등 국제적 공연문화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유럽박물관, 한옥체험마을 등의 휴양문화시설도 포함된다. 호텔 등의 숙박시설과 운동오락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인허가 절차를 완료한 뒤 착공한다. 2017년까지 2277억여 원을 투자해 1단계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2012년 중국 상하이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디즈니랜드를 능가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계획이 제주도 테마파크 개발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을 사로잡을 만한 즐길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테마파크형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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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월 국제문화복합단지 테마파크 조감도<제주도정뉴스> |
◆ 켄싱턴제주호텔 3개월 운영 결과는
이랜드그룹은 지난 6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특1급호텔 ‘켄싱턴제주’를 개관했다.
이랜드그룹은 2009년 ‘서라벌호텔’을 인수해 30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그 결과 켄싱턴제주호텔은 6개 층에 221개의 객실을 갖춘 특1급호텔로 거듭났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켄싱턴제주호텔은 문화와 예술까지 향유할 수 있도록 특화한 갤러리호텔”이라며 “제주도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호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텔로비는 중국 도예가 주락경 작가가 만든 가로 24m, 세로 11m크기의 작품으로 꾸몄다.
박 부회장은 “호텔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초대형 설치작품은 중국 최고의 도예가인 주락경 선생이 직접 작업한 도예 미술품”이라며 “주 선생의 작품이 전시됐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관광객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주락경 작가 외에도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 197점이 호텔 내부 곳곳에 설치돼 있다. ‘럭셔리 갤러리’를 콘셉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이 제주 특급호텔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서다. 특히 이랜드 중국 법인이 관리하고 있는 1천만 명 VIP 고객들이 주요 대상이다.
이랜드가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힌 만큼 제주를 찾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특급호텔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켄싱턴제주는 중국관광객들을 위해 450석 규모의 한류 라이브 공연장도 운영한다.
제주도내 한 호텔 관계자는 “그동안 이랜드호텔들은 주로 변방에서 홀로 운영되며 경쟁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켄싱턴제주호텔의 운영방식과 서비스는 경쟁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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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싱턴 제주 호텔 |
◆ 제주도 특급호텔 삼국지 펼쳐져
켄싱턴제주가 자리잡은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는 1990년 제주신라호텔이 설립된 데 이어 2000년 제주롯데호텔이 들어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곳이다. 둘 사이의 직선거리는 216m에 불과하다.
이런 장소에 이랜드그룹의 켄싱턴호텔까지 등장했다. 켄싱턴제주호텔은 제주신라호텔과 직선거리로 427m 떨어져 있고, 제주롯데호텔과 510m 거리에 있다. 이에 따라 중문단지 내 특급호텔 삼국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켄싱턴제주호텔을 세우며 이운규 전 제주신라호텔 총지배인을 영입해 경쟁사 따라잡기 행보를 보였다.
또 제주신라호텔과 제주롯데호텔의 강점인 한식당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리츠칼튼 호텔의 셰프를 영입했다. 켄싱턴제주호텔의 한식당은 이랜드그룹이 호텔사업에 진출한지 19년 만에 처음하는 사업이다.
켄싱턴제주호텔 관계자는 “리츠칼튼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의 15년 경력을 갖고 있는 김병현 셰프를 영입해 다양한 제주 토속메뉴를 선보이고 있다”며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메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모두 한식당에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세 호텔 오너간 자존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보유한 위상을 경계하고 있다. 자칫하다 중국인 관광객을 빼앗기게 생겼다. 신라호텔 역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구비하고 홍보를 강화해 수성에 나섰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모바일 전용 중국어 페이지도 개설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처음으로 중국인 전용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아울러 최고급호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제주도 내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 스파인 ‘겔랑 스파’를 개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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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싱턴제주 호텔의 로비를 꾸민 중국 도예가 주락경 작가의 작품<이랜드그룹 공식블로그> |
롯데호텔은 올해 1분기 전체 투숙객 가운데 중국인 비율이 23%였다. 롯데호텔은 이 추세를 몰아 중국인 전용 체험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더 많은 부유층 중국인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은 본업인 숙박사업에서 적자가 늘고 있다. 이 적자를 면세사업 흑자로 메우고 있다.
호텔신라의 호텔사업부문은 상반기 140억 원 적자가 났지만 면세유통부문이 630억 원 영업이익을 내서 손실을 메웠다. 호텔신라는 지난해에도 호텔사업부문은 210억 원 적자가 났지만 면세유통이 960억 원 흑자를 냈다.
롯데호텔도 상황이 비슷하다. 롯데호텔은 상반기 호텔사업부에서 15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손실 77억 원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다행히 면세사업부에서 1560억 원의 흑자를 내 전체 수익은 흑자를 냈다.
박성경 부회장도 이랜드그룹의 면세점 사업을 추진중이다. 박 부회장은 “국내법에 대기업이 면세점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약이 있어 사이판 등 해외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10대 호텔레저그룹 되겠다는 이랜드
이랜드그룹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레저사업을 선택하고 부실한 리조트를 인수해 다시 단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4월 풍림리조트 제주점과 경기도 청평점을 인수하며 제주도 안에서 호텔과 콘도, 리조트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랜드그룹은 현재 국내에 6개 특급호텔과 13개 리조트, 해외에 3개 호텔과 1개의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다 체인이다.
박성경 부회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호텔레저사업을 육성해 150개의 지점과 1만8천 객실을 갖춘 세계 10대 글로벌 호텔레저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호텔레저사업에서만 매출 5조 원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사업은 걸음마 단계로 아직은 배울 것이 많다”며 “글로벌 호텔기업인 쉐라톤, 힐튼 등과 제휴를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