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긴 지 2달 만에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 자회사를 합병해 각종 비용을 줄이고 부채비율도 낮추고 있다.
오리온이 지분율 100% 자회사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한다고 25일 밝혔다. 합병기일은 12월1일이다.
![]() |
||
▲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
오리온은 “이번 합병으로 별도법인 운영에 따른 제반비용과 자금조달비용을 줄이고, 청주공장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영업이익률이 2013년 기준 6.0%에서 9.7%로, 자기자본비율이 올해 6월 말 기준 54.3%에서 56.3%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채비율 역시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84.2%에서 77.5%로 낮아지게 된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허 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된 뒤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허 부회장은 지난 7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의해 직접 영입됐다. 지난해 11월 오너일가가 모두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담 회장은 오너경영을 대신할 2인자로 허 부회장을 낙점했다.
담 회장은 지난달 회장실도 폐지하면서 허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허 부회장이 회장실 폐지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조직을 간소화해 업무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고 담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허 부회장이 오리온그룹으로 자리를 옮기자 업계에서 허 부회장이 오리온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허 부회장은 1986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이마트 대표를 맡기까지 삼성물산 경리과장, 신세계 경리팀장, 그룹 경영전략실장 등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한 ‘재무통’이다.
업계는 성장세가 주춤한 오리온이 인수합병을 통해 공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설 것이라며 허 부회장이 이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은 그 첫걸음이라는 분석이다.
허 부회장은 2006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장에 임명된 후 하이마트, 전자랜드, 월마트 등 기업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특히 월마트 인수 실무작업을 주도하며 1주일 만에 협상을 매듭짓고 모든 절차를 한 달 안에 마무리 지을 만큼 인수합병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 부회장의 해박한 회계지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