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인수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큰 혜택을 보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삼성동 일대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최대 1천억 원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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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정몽규 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삼성동 일대에 3천㎡의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아이파크 갤러리, 파크하얏트 호텔, 아이파크타워 등의 건물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전부지 일대의 3.3㎡당 가격은 1억7천만 원 전후로 현대차그룹이 써낸 3.3㎡당 가격 4억4천만 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 현대산업개발의 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의 옛 사옥 아이파크타워는 한전부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아이파크타워의 토지와 건물을 더한 장부가는 600억 원 가량이다.
아이파크타워에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임차인으로 들어와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1년 용산아이파크몰로 본사를 옮겼다.
강남의 대표적 특급호텔인 파크하얏트서울도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다. 이 호텔의 가격은 930억 원 정도다. 이 건물 역시 한전부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한전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주상복합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가 나온다. 이 아파트는 182㎡ 매매가가 지난달 22억~23억 원에서 이달 23억~24억 원으로 뛰었다. 앞으로 한전부지 개발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규 회장은 이곳에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2008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삼성전자 사옥이 들어선 뒤 주변 땅값이 50% 이상 상승한 전례가 있는 점을 들어 한전부지 부근의 땅값도 이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최소 1천억 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산업개발은 강남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통한다. 1970년대부터 이미 이 일대에 자리 잡고 부지를 사들이며 건물을 지었다.
현대산업개발은 1977년 무교동에서 강남으로 본사를 옮겼다. 당시만 해도 강남은 불모지로 통했다. 허허벌판인 강남으로 본사를 옮기자 업계에서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그 뒤 34년 동안 신사동, 역삼동, 삼성동 등을 오가며 강남에 머물렀다. 그 사이 강남 일대에 부지를 사들이며 삼성동 아이파크, 역삼동 파이낸스센터,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 등 굵직한 건물을 지었다.
특히 현재 삼성동 아이파크가 들어선 부지는 10여 년에 가까운 법정공방을 통해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 부지는 1970년대 말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라건설 소유에서 현대양행 소유로 넘어갔다. 그 뒤 1980년 정부가 산업합리화 조치로 현대양행을 한국중공업과 합병하면서 계속 한국중공업 사옥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다 1988년 현대산업개발이 한국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996년 대법원으로부터 소유권 확정 승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