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새 아반떼로 한국GM의 크루즈 등의 공세에 맞서 국내 준중형차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새 아반떼 출시를 앞당기는 등 국내 준중형차시장의 방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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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2017년형 아반떼 모습. |
현대차는 한국GM의 신형 크루즈 가격인하에 대응해 신형 아반떼를 앞당겨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9월 아반떼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3월20일 아반떼 연식변경모델을 출시했다.
한국GM은 지난달 8일 신형 크루즈의 가격을 최대 200만 원 낮추기로 결정해 크루즈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3월 중순부터 신형 크루즈를 본격적으로 팔았는데도 214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월 판매보다 76.4% 늘어났다. 올해 하반기에는 디젤모델 등을 출시해 제품군을 강화할 계획도 세웠다.
한국GM은 1월17일 신형 크루즈를 선보이며 사전계약에 돌입했지만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판매부진을 겪었다. 이에 더해 크루즈 부품에 품질문제가 드러나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서 올해 2월에는 크루즈를 단 6대 파는 데 그쳤다.
신형 크루즈가 준중형차의 대형화와 고급화를 이끌었다는 말도 나올 만큼 기존 준중형차보다 차체를 키우고 편의사양을 고급화했다.
김제임스 한국GM 사장은 신형 크루즈 신차발표회에서 “차량 성능과 디자인, 안전성 등에서 준중형차급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며 “국내 준중형차시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세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고성능 에어컨 필터와 세이프티 언락 기능, 운전석 자세 기억체계 등 편의사양 적용을 늘렸다. 가격도 기존 모델보다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7년형 아반떼에 편의사양 적용을 늘리다보니 가격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다소 올렸다”며 “편의사양 제공을 늘린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형 아반떼는 가솔린모델 기준으로 신형 크루즈보다 120만 원에서 184만 원 더 비싸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를 1570만 원에서 2429만 원에 판다. 가솔린모델의 경우 찻값을 1570만 원에서 2165만 원으로 책정해 기존모델보다 39만 원에서 40만 원가량 올렸다.
신형 아반떼는 가솔린모델 기준으로 신형 크루즈보다 배기량과 연비가 각각 200cc가량과 리터당 0.2킬로미터 높지만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신형 크루즈보다 각각 21마력과 8.1킬로그램미터(kg·m) 더 낮다.
현대차는 아직 국내 준중형차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꾸준히 수요를 빼앗고 있다. 특히 한국GM이 신형 크루즈를 내놓으며 판매신장을 보이면서 준중형차시장에 지각변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준중형차는 16만4014대가 팔렸다. 아반떼가 9만3749대 판매돼 준중형차 전체판매 가운데 57.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기아차 K3가 3만6572대, 한국GM 크루즈가 1만847대, 르노삼성차 SM3가 8880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아반떼의 판매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판매시장을 지키기 위해 준중형차 방어가 절실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신형 아반떼에 스포츠형 모델을 포함해 모든 트림을 추가했다”며 “아반떼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러차인 만큼 판매확대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반떼는 현대차 전체 승용차 판매의 14.3%를 차지한다. 아반떼는 쏘나타 판매가 부진한 지난해 현대차 판매를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