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36곳을 운영하고 있는 대보그룹이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이 도로공사가 발주한 관급공사를 많이 맡은 만큼 이들의 민관유착 혐의도 조사하기로 해 수사의 불똥이 도로공사로 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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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중견기업인 대보그룹이 거액의 횡령 및 배임 등을 저지른 정황을 잡고 수사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대보정보통신의 회사자금 수십억 원을 빼돌려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5일 최 회장의 자택과 그룹 본사,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 등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면 바로 회사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 도로공사로 수사 확대될까
검찰은 현재 최 회장의 수십억 원대 횡령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보정보통신이 도로공사가 발주한 관급 공사를 많이 수주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가 도로공사에 상납을 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기로 했다.
대보정보통신의 전신은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으로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였다. 대보그룹은 2002년 이 회사를 인수하고 지난해 회사이름을 바꿨다. 주로 도로공사가 발주한 통행료 징수시스템 등 고속도로 정보통신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대보그룹은 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다른 공공기관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비리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수사가 초기단계라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으로 유명한 대보그룹
대보그룹은 1981년 대보실업으로 출발해 지난해 그룹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알짜 중견기업이다.
대보그룹은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보건설, 대보실업, 대보유통, 보령물산, 대보정보통신, 서원밸리 컨트리클럽(골프장)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대보유통은 대보그룹 최상위지배회사로 전국의 36개 고속도로에서 휴게소를 운영하면서 주유소 설치 및 관리운영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50억 원에 이른다.
대보정보통신은 2002년 공기업 민영화에 따라 도로공사 자회사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인수했다.
◆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충남 보령에서 맨 몸으로 상경해 대보를 알짜 중견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최 회장은 독서실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부동산 준재벌로 성장했다.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청주비행장 하청사업에 뛰어든 것을 시작으로 굵직한 관급공사들을 통해 대보건설의 이름을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해 나갔다.
최 회장은 1990년대 IMF 외환위기 시절 고속도로 휴게소를 사들였다. 대기업 계열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저마다 사업권을 반납하겠다고 나선 상황을 잘 이용했다. 이를 통해 전국 36개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