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추진하는 사내유보금 과세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의 발언은 앞으로 최 부총리의 여러 경제정책을 놓고 당정의 불협화음이 나올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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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김 대표는 이밖에도 국가부채, 담뱃값 인상 등을 놓고 최경환 부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한 국가개정연구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에서 강제로 투자를 안하면 과세한다는데 그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밝혔다.
그는 “찬성하면 손들어 보시라”며 “여러분 모두 비겁한 사람들”이라며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 때문에 쌓아놓는 것인데 정부에서 투자를 안하면 강제로 과세한다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정부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기업에 과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제공해 줘야 한다”며 “규제완화나 규제철폐에 더 큰 힘을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일단 이 과세에 대해서 좀 반대입장에 있다”고 반대의사를 공식적으로 나타냈다.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최경환 부총리 경제팀의 핵심정책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내년 세법개정안 심의과정에서 당정간의 마찰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사내 유보금 과세 대신 법인세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가 나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최 부총리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사내유보금 과세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 부총리의 재정확장 정책에 대립각을 세우며 국가부채 증가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담배세금 인상 찬반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정부의 담뱃값 인상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흡연율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가격정책”이라면서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높은 가격인상은 흡연자들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에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김 대표의 잇따른 ‘최경환노믹스 때리기’가 여권 핵심 실세 사이의 미묘한 경쟁구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지명도를 높이면서 여권 대선주자 급으로 부상하는 데 대한 김 대표의 견제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