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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태 전 국회의장 겸 새누리당 상임고문 |
박희태 전 국회의장 겸 새누리당 상임고문이 골프장 여성경기 진행요원(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박 전 의장은 신체접촉은 인정했으나 성추행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박 전 의장의 해명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새누리당에 성추행 재발방지책을 내놓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이날 “박희태 전 의장에게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출석하도록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의 경찰출석 시기는 피해를 당한 캐디와 골프장 관계자 등에 대한 주변조사가 끝난 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찌른 것“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쯤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도중 캐디 A씨(23)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캐디 A씨는 라운딩 중 “박 전 의장이 신체접촉이 심하다”며 골프장에 신고한 뒤 9홀을 마치고 캐디 교체를 요청했다. 골프장은 신고를 받고 이후 남자 캐디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의혹이 일자 박 전 의장은 신체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사실은 강하게 부인했다. 박 전 의장은 “손녀 같아 귀엽다는 표시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딸만 둘이다. 딸만 보면 예쁘다, 귀엽다고 하는 게 버릇”이라면서 “참 예쁜데 몸조심하라고 했다. 그것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생각해 봐라. 성추행을 하면서 그런 말을 하겠냐”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찌른 것을 만졌다고 표현한 것”이라며 성추행설을 반박했다. 그는 또 “(상대방이 내가 골프장 홀을 돌면서 여러 차례) 어깨나 등을 치거나 엉덩이를 만졌다고 하는데 그 때 한 번만 싫은 표정을 지었으면 그랬겠냐”며 “전혀 그런 거부감이나 불쾌감을 나타낸 일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해명을 두고 논란이 더욱 확산되자 박 전 의장은 “해당 캐디를 만나 사과하고 합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야당 "성희롱 인식 수준 개탄스럽다"
그러나 박 전 의장이 혐의사실을 적극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음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박 전 의장의 해명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오히려 확대되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여성위원회는 15일 성명을 내 “박 전 의장은 도대체가 무엇이 성희롱인지 성추행인지 인식조차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새누리당의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지낸 상임고문의 인식수준이라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은 이제라도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내 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성위원회는 14일 성명을 내 "지금 이 시간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광화문 광장 차디찬 바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풍찬노숙에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세월호 사고와 국회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의 상임고문은 골프나 치고 성추행 사건까지 일으켰다"고 맹비난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3일 트위터에 “휴, 전 국회의장씩이나 하신 분이...쩌는 국격”이라며 “손으로 가슴을 찌르기만 했다? 원래 대부분의 치한들이 그래요”라며 박 전 의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박 전 의장의 골프장 매너와 관련한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고소인의 동료 가운데 한 명은 “캐디들 사이에서 기피고객으로 소문이 났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장은 6선 의원으로 1993년 김영삼 정부시절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이중국적 딸의 대입 특례혜택 논란이 일면서 10일 만에 물러났다.
박 전 의장은 18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으나 2012년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의장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