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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기자간담회, "특검, 우병우 SK 롯데 CJ 수사 못해 죄송"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3-03 23: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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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나 SK그룹과 롯데그룹, CJ그룹 등 대기업 수사를 시간부족으로 끝내지 못한 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특검은 3일 특검수사를 마치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순실 사건은 두 고리가 있는데 하나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국정농단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경유착"이라며 "삼성 등 대기업의 미르와 K스포츠 출연을 축소해 보려는 사람들 많은데 그렇게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는 기존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라며 "이제는 삼성이 전경련에서 탈퇴하고 정부에서 뭐라고 해도 정당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니 이렇게 나라를 개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기자간담회, "특검, 우병우 SK 롯데 CJ 수사 못해 죄송"  
▲ 박영수 특별검사.
박 특검은 "전 기업을 상대로 수사하면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에 경종을 울리게 해야지 하는 취지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과 관련해 아쉬움을 표시하며 "녹음만 한다면 그것만 빼고 다 양보하겠다고 했고 우리는 정말 조사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를 놓고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으면 100% 영장이 나왔을 것이지만 보완할 시간이 없어 못 했다"며 "검찰은 수사대상 제한이 없어 수사를 잘 할 것이고 안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특검과 일문일답이다.

-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다 힘들었다. 검사들은 수사기간이 당연히 연장될 것이라고 계산했을 것이다. 연장이 안 되다 보니까 조금 좀 안타깝고 아쉽다,

제일 가슴 아픈 건 특검수사를 너무 거칠다고 혹평하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억울하다. 그런 말 안 들으려고 '특별검사답게 수사해라'라고 했다. 김기춘씨 압수수색 갔을 때 이미 아들 집 등으로 다 옮겼더라. 그걸 찾으러 집에 가서 아주머니랑 부인한테도 '가져온 것만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예의를 갖췄다.“

- 블랙리스트 수사는 어려웠나.

“어려운 수사다. 그런데 이상하더라. 담당 부서가 수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꼭 국장급 과장급뿐만 아니라 더 높은 그룹에서도 기다리고 있고 그만 둔 사람들도 자료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어땠나.

“경제논리를 앞세우면 법이 밀릴 때가 있지 않느냐. 내가 이상하게 재계하고 사이가 안 좋다. 서울지검 2차장 때 SK를 처음으로 수사했다. 대검 중앙수사부장 때 현대자동차를 구속했다. 이번에 삼성까지 수사했으니 재계에서 나를 좋게 평가를 안 한다.”

- 삼성 수사는 더 나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최순실 사건은 두 고리가 있다. 한 고리가 대통령하고 친분을 이용해 대통령을 팔고 한 국정농단이고 또다른 고리는 정경유착이다.

최순실씨는 기존의 정경유착을 활용한 셈이다. 삼성 등 기업들의 재단출연을 축소해 보려는 사람들 많은데 나는 그렇게 안 봤다. 우리는 두 고리로 접근했는데 삼성이 돈 준 것도 최순실의 위세에 준 것으로 생각한다.”

- 재단에 출연한 기업 중 대가관계 있는 기업들은 검찰이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

“기업을 다 수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대표적으로 몇몇 기업은 경종을 울리게 해야지 이런 취지에서 접근했다. 검찰이 대한민국 경제구조를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단지 계기를 만들고 국민의 인식을 좀 바꿔줘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좀 일찍 소환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말도 나온다.

“다른 수사도 안 한 상태에서 우 전 수석 수사를 하다 만에 하나라도 판이 깨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다른 수사 끝내고 착수했다. 내사기간은 굉장히 길다.

구속영장 재청구하면 100% 나온다. 보완할 시간 없어서 못 하니까 불구속기소를 안 하고 넘긴 것이다. 검찰은 수사대상 제한 없으니 아마 수사 잘할 거다. 안 할 수도 없을 것이다.”

- 최순실씨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참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욕심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대통령하고 너무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최순실이 국민 앞에 죄가 어떻든 제 불찰로 이렇게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안 하니까 그게 안타깝다.”

-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는 결국 못했다.

“아쉽다. 사실 처음에는 우리가 100% 양보했다. 우린 어떻든 조사가 중간에 중단되는 사태는 막아야 하기 때문에 녹음만이라도 하자고 생각했고 녹음만 한다면 그것다 양보하겠다고 했다.

하루 전에 샜다고 해서 깨는 사람들인데 도저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조사라는 것이 여러 가지 뭐 억측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혀 안 먹히더라. 우리는 정말 조사해보려고 노력했다.”

-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돼 CJ 경영개입 등을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국민한테 미안하다. 솔직히. 우리가 우병우 전 수석, 그 다음에 CJ라든지 SK라든지 롯데라든지 밝혔으면 특검으로서 최소한의 소임은 다했다 이렇게 할 수 있을 터인데 그게 그걸 못해서 국민께 참 죄송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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