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장 선임을 위한 재공모를 결정했다.
그동안 벌인 사장 공모에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재공모를 앞두고 ‘사장 내정설’이 나오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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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열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겸 사장직무대행 |
이에 따라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인천공항공사 사장 공백상태는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6일 사장을 다시 공개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지원자들은 오는 19일까지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6월 사장 모집 공고를 내 총 39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지난달 4일 최종 면접대상자 6명을 선정해 면접을 진행했고 이후 후보 4명을 뽑아 기획재정부에 최종 명단을 넘겼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4명의 후보자 중 2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지난달 청와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검증과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선정만 남은 만큼 인천공항공사의 사장 공백 사태는 곧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후보자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해 결국 사장후보 재공모가 결정됐다. 일부에서 정부의 엄격한 인사 원칙 탓에 유력 후보자들이 사전에 모두 탈락해 재공모를 결정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글로벌 기업경영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아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1차 공모 때보다 속도를 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등은 재공모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적어도 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차 공모 때처럼 3개월 이상 소요될 경우 인천공항공사 사장 선임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재공모를 앞두고 ‘사전 내정설’까지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재공모의 경우 외부추천을 받지 않는다. 또한 추석연휴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서류접수 기간은 9일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특정인을 내정해 놓고 형식적 공모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최홍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아 검찰 내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전 내정설과 관련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직무대행은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인천공항공사가 임원에게 지급하는 유류비 수백만 원을 휴일 등 업무외 시간에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도 비슷한 사실을 적발하고 추가혐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초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는 감사원 감사에서 이런 사실이 적발되자 최 직무대행이 250만 원을 자진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 최 직무대행이 내부승진을 통해 사장에 임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 직무 대행은 1차 공모 당시 정부의 관피아 척결의지가 강했던 터라 가장 유력한 사장 후보자로 지목됐었다. 최 직무대행은 지난 3월 정창수 전 사장이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후 6개월 넘게 사장 직무를 맡고 있다. 그는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 직무대행은 지난 공모 당시 서류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최 직무대행의 탈락에 대해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