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추진했던 KDB생명보험 매각이 또다시 유찰됐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통합산업은행 출범 이전에 KDB생명보험을 우선 매각하려 했지만 이런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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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 |
이에 따라 KDB생명보험 매각은 통합산업은행 출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DB생명보험 매각주간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국내 소형 사모펀드를 적격인수후보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 사모펀드의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고, 사모펀드도 인수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KDB생명보험 매각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유찰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KDB생명보험 매각을 위해 본입찰을 추진했는데 단독 참여한 DGB금융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인수가격을 제시하자 매각을 한 차례 유찰시켰다.
산업은행은 내년 1월 통합산업은행 출범에 앞서 정책금융 업무와 무관한 계열사를 정리한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KDB생명보험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KDB생명보험 매각은 2차까지 유찰되면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현재 내년 2월로 예정된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유찰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지면서 펀드 만기연장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매각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보험 지분 85%인데 산업은행은 2010년 이 지분을 사들일 때 칸서스자산운용과 사모펀드를 결성했다. 이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자로 국민연금과 코리안리 등이 참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관이 허락하는 한 주요 재무적 투자자들과 펀드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이후 여건을 봐 가면서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회사가치를 높인 후 시장여건이 좋아지면 재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을 장기전으로 보는 만큼 다른 계열사와 패키지로 묶어 재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패키지 매각방식을 채택할 경우 인수 후보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뿐 아니라 KDB자산운용과 KDB캐피탈을 매각하는 계획도 세웠다. KDB자산운용과 캐피탈의 경우 매각시점을 통합산업은행 출범 이후로 잡고 있어 패키지매각 방식을 채택할 경우 KDB생명보험 매각시점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각 방안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회사는 모두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독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패키지매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