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데 법적시비가 붙을 가능성에 대비해 믿을 만한 법률자문역을 대거 기용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자금마련 외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법적 검토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되찾기 법적 시비 피하기 총동원체제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에 ‘제3자 양도 및 지정 금지’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원칙대로라면 1조 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을 혼자서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은 보유한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투자자를 구하고 있는데 우선매수청구권의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과 세종 등에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사위인 최성욱 변호사가 김앤장 소속이어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법률자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최 변호사는 박 회장의 장녀 박세진씨의 남편이다. 박세진씨는 아들에게만 주식을 상속하는 금호가의 전통을 깨고 지난해 11월 지주사 금호홀딩스 지분 1.4%를 박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아 주목을 받았다.

법무법인 세종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오랜 인연이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다시 세종에 손을 내밀었을 가능성이 높다.

세종은 2000년대 초반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노선배분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때 아시아나항공의 법률자문을 맡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된 법률자문사를 맡으면서 2010년 아시아나의 대한통운 지분매각, 2013년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의 출자전환 등을 검토했다.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에서 김미형 아시아나항공 상근고문에게 법률자문을 구할 가능성도 있다.

김 고문은 2015년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으로 일하다 상근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긴 했지만 그룹에서 최고 법률전문가로 꼽힌다.

김 고문은 금호석유화학이 세계 최대 고무화학약품 기업 플렉시스와 6년 동안 특허소송을 벌인 끝에 2010년 최종 승소판결을 받는 데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 관련 소송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박성용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시절인 1993년 고문 변호사 겸 상무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입사했고 199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보기 드문 여성임원으로 박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한 법률자문 등 준비를 잘 하고 있다”며 “법률자문단의 구체적 정보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측 법률자문사는 법무법인 광장이 맡았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는 영국 로펌 클리퍼드찬스와 국내 법무법인 태평양 등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