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가 투자배급하는 영화에만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상품이 나왔다.
영화투자시장의 판을 키우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영화가 문화상품이란 점에서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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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훈 쇼박스 대표이사. |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10일 '코리아에셋 SHOWBOX 문화컨텐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최초 설정액 60억 원, 5년 만기인데 앞으로 3년 동안 쇼박스에서 투자배급하는 모든 영화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벤처캐피탈이 중심이 돼 투자자를 모집하고 영화에 투자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투자배급사를 특정해 운용되는 사모펀드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쇼박스는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로 2015년 영화 ‘암살’ ‘사도’ ‘내부자들’에 이어 지난해 ‘검사외전’ ‘터널’ ‘럭키’ 등 흥행작을 여러편 내놓았다. 쇼박스는 최근 5년 동안 편당 관객수 1위,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쇼박스 전용 투자상품이 출시된 것은 영화흥행을 통해 그동안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은 물론 앞으로 투자배급에 나설 라인업을 놓고 자신감과 기대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는 올해 8편의 영화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송강호씨와 유해진씨가 주연을 맡고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최민식씨 주연의 ‘특별시민’, 현빈씨 주연의 ‘꾼’, 곽경택 감독의 '부활', 설경구씨 김남길씨 설현씨 주연의 '살인자의 기억법', 한석규씨와 김래원씨 주연의 범죄액션영화 ‘더 프리즌’ 등이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장은 “쇼박스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투자수익률이 30%를 상회하는 영화 투자배급업계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훈 쇼박스 대표는 “자본시장의 정수인 증권업계를 통해서 저희 영화들이 투자상품화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더욱 책임감있게 좋은 영화를 엄선하여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3일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산업 매출은 2조2730억 원으로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연간 평균 관람횟수는 4.20회, 한국영화 총 관객수는 1억1655만 명으로 53.7%를 차지했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전년보다 3.2% 늘어난 반면 외국영화 관객수는 1억47만 명으로 3.7% 줄었다.
지난해 극장 개봉한 한국영화 편수는 302편으로 이 가운데 상업영화 82편의 평균 투자수익성은 8.8%로 나타났다.
특히 고예산-광역개봉 영화는 수익성이 높았던 반면 중저예산 영화의 제작편수와 수익률은 더 낮아졌다. 한국영화시장의 판은 커졌지만 투자규모에 따른 양극화도 더욱 심해졌다는 뜻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가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만큼 수익을 내야하는 문화상품이란 점에서 금융권도 영화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영화 투자시장의 규모를 키워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있지만 흥행만을 노린 대작 위주의 투자쏠림 현상도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