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피더스 반도체 투자금 대거 확보, 자국 기업 20여 곳 '십시일반' 참여

▲ 일본 라피더스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30곳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현지언론 보도가 나왔다. 2027년 2나노 반도체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민간 투자를 유치해 온 결과다. 일본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시험생산 설비. <라피더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가 20곳 이상의 자국 기업에서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까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12일 “교세라와 캐논, 혼다 등 20곳 이상의 일본 기업들이 라피더스에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후지필름홀딩스와 우시오 등 현지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공급사들과 물류회사 일본통운도 자금을 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라피더스에 지분을 투자해 주주에 오른 소니그룹 등 기업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올해 안에 각 기업과 정식으로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3월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각 기업의 투자금은 5억 엔(약 47억 원)에서 200억 엔(약 1897억 원) 사이로 추산된다.

MUFG은행과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금융기관도 합계 최대 250억 엔(약 2371억 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 NEC와 NTT 등 일본 기업은 이미 라피더스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닛케이아시아는 모든 기업의 지분 투자가 마무리되면 라피더스 주주는 약 30개 기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라피더스는 회계연도 2025년에 민간 투자로 1300억 엔(약 1조2330억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는 대부분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계연도 2031년까지 모두 1조 엔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라피더스에 지원한 금액도 누적 2조9천억 엔(약 27조5천억 원)에 이른다.

현재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공장에서 2027년까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다만 회계연도 2031년까지 7조 엔(약 66조4천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과 민간 기업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및 대만과 경쟁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닛케이아시아는 라피더스가 아직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기술 상용화와 고객사 확보 등 과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수의 민간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참여해 주주사가 기존 8곳에서 30곳 안팎으로 늘어나면서 회사의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