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믿을맨이 맡던 자리’ 롯데건설 수장에 부동산개발 전문가인 오일근 대표를 낙점했다.
오일근 신임 대표 내정자는 베트남 마천루 ‘롯데센터 하노이’를 비롯한 롯데그룹의 대규모 부동산개발 사업을 담당하던 롯데자산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런만큼 높은 이해도를 토대로 롯데건설이 맞닥뜨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불 진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건설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전날 롯데그룹 인사에서 롯데건설의 새로운 수장에 오일근 롯데자산개발 부사장(전무 승진 보임)이 오른 것이 다소 이례적이란 시각이 나온다.
단독 대표 체제를 꾸린 10대 건설사 가운데 부사장 직함을 단 수장은 없다. 각자대표 체제를 이룬 곳에서도 부사장 대표가 있는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정경구 사장-조태제 부사장) 정도에 그친다. 롯데건설에서는 하석주 전 대표가 2017년 부사장으로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의 핵심 과제로 부동산PF 문제 해결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업계에 위기 대응을 위한 재무·전략 전문가 발탁 사례가 늘어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오일근 내정자는 롯데자산개발에서 10여년을 보낸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몰 김포공항점과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 등 그룹 대규모 부동산 개발 PM(Project Management)을 도맡았던 곳이다.
오 내정자는 롯데월드로 입사해 롯데정책본부 지원실 관재팀을 거쳐 롯데마트에서는 부지개발1부문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롯데자산개발에 몸담았고 리테일사업부문장과 경영전략부문장, 총괄부문장, 대표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오 내정자의 강점도 롯데자산개발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그룹의 부동산 개발 사업의 흥망성쇠와 함께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이 승승장구할 때는 함께 사세를 확장했다. 다만 롯데그룹이 2017년 중국 ‘한한령(限韩令)’ 이후와 코로나19사태로 겪었던 어려움도 고스란히 겪었다.
롯데자산개발은 결국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21년에는 주요 사업을 다른 계열사로 넘겨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는 시각도 나왔다.
신동빈 회장 체제 들어서 취임한 과거 롯데건설 수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사장이란 직급에도 오 내정자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신동빈 회장이 2011년 취임한 뒤 모두 네 명이 거쳐갔다. 이 가운데 고 박창규 전 사장은 신격호 회장 아래 대우건설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돼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도 임기를 이어갔다.
김치현 전 사장(2014~2017)은 신동빈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해 ‘신동빈의 남자’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하석주 전 사장(2017~2022)은 부사장으로 대표에 오른 뒤 재연임으로 신 회장의 신뢰를 확인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그룹 숙원사업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그룹 내 대표적 해결사로 평가된다.
오 내정자는 결국 당장 롯데건설 재무구조 개선부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2022년 유동성 위기 이후 박현철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돼 급한 불은 끈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올해 200% 이하를 바라보며 안정세를 되찾았고 유동비율은 9월말 기준 134.9%로 지난해말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부채비율에 잡히지 않는 부동산PF 우발부채의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여겨진다. 9월말 대출잔액기준 PF우발부채는 3조1337억 원으로 자본총계 2조8445억 원을 웃돈다.
오 내정자의 나이를 고려하면 롯데건설 임원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오 신임 대표는 1968년생으로 현재 롯데건설 사내이사진 평균(1965년)보다 젊다.
롯데건설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와 중국 청두 복합개발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해외 개발사업에서도 한 축을 맡은 이력이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3년 동안 국내 사업 및 재무개선에 집중했고 해외사업은 수주한 이력이 없다. 수주 잔고에서 유일한 ‘조 단위’ 프로젝트인 베트남 호치민 ‘투티엠에코스마트시티’는 현재 낮아진 사업성에 보류 상태에 놓여 있다.
롯데그룹에선 오 내정자가 부동산 PF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전날 인사를 발표하며 “오 내정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PF 사태로 약해진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오일근 신임 대표 내정자는 베트남 마천루 ‘롯데센터 하노이’를 비롯한 롯데그룹의 대규모 부동산개발 사업을 담당하던 롯데자산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런만큼 높은 이해도를 토대로 롯데건설이 맞닥뜨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불 진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오일근 신임 롯데건설 대표 내정자가 PF 잔불 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26일 건설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전날 롯데그룹 인사에서 롯데건설의 새로운 수장에 오일근 롯데자산개발 부사장(전무 승진 보임)이 오른 것이 다소 이례적이란 시각이 나온다.
단독 대표 체제를 꾸린 10대 건설사 가운데 부사장 직함을 단 수장은 없다. 각자대표 체제를 이룬 곳에서도 부사장 대표가 있는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정경구 사장-조태제 부사장) 정도에 그친다. 롯데건설에서는 하석주 전 대표가 2017년 부사장으로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의 핵심 과제로 부동산PF 문제 해결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업계에 위기 대응을 위한 재무·전략 전문가 발탁 사례가 늘어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오일근 내정자는 롯데자산개발에서 10여년을 보낸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몰 김포공항점과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 등 그룹 대규모 부동산 개발 PM(Project Management)을 도맡았던 곳이다.
오 내정자는 롯데월드로 입사해 롯데정책본부 지원실 관재팀을 거쳐 롯데마트에서는 부지개발1부문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롯데자산개발에 몸담았고 리테일사업부문장과 경영전략부문장, 총괄부문장, 대표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오 내정자의 강점도 롯데자산개발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그룹의 부동산 개발 사업의 흥망성쇠와 함께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이 승승장구할 때는 함께 사세를 확장했다. 다만 롯데그룹이 2017년 중국 ‘한한령(限韩令)’ 이후와 코로나19사태로 겪었던 어려움도 고스란히 겪었다.
롯데자산개발은 결국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21년에는 주요 사업을 다른 계열사로 넘겨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는 시각도 나왔다.
신동빈 회장 체제 들어서 취임한 과거 롯데건설 수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사장이란 직급에도 오 내정자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신동빈 회장이 2011년 취임한 뒤 모두 네 명이 거쳐갔다. 이 가운데 고 박창규 전 사장은 신격호 회장 아래 대우건설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돼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도 임기를 이어갔다.
김치현 전 사장(2014~2017)은 신동빈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해 ‘신동빈의 남자’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하석주 전 사장(2017~2022)은 부사장으로 대표에 오른 뒤 재연임으로 신 회장의 신뢰를 확인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그룹 숙원사업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그룹 내 대표적 해결사로 평가된다.
▲ 오 신임 대표는 결국 당장의 롯데건설 재무구조 개선부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오 내정자는 결국 당장 롯데건설 재무구조 개선부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2022년 유동성 위기 이후 박현철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돼 급한 불은 끈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올해 200% 이하를 바라보며 안정세를 되찾았고 유동비율은 9월말 기준 134.9%로 지난해말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부채비율에 잡히지 않는 부동산PF 우발부채의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여겨진다. 9월말 대출잔액기준 PF우발부채는 3조1337억 원으로 자본총계 2조8445억 원을 웃돈다.
오 내정자의 나이를 고려하면 롯데건설 임원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오 신임 대표는 1968년생으로 현재 롯데건설 사내이사진 평균(1965년)보다 젊다.
롯데건설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와 중국 청두 복합개발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해외 개발사업에서도 한 축을 맡은 이력이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3년 동안 국내 사업 및 재무개선에 집중했고 해외사업은 수주한 이력이 없다. 수주 잔고에서 유일한 ‘조 단위’ 프로젝트인 베트남 호치민 ‘투티엠에코스마트시티’는 현재 낮아진 사업성에 보류 상태에 놓여 있다.
롯데그룹에선 오 내정자가 부동산 PF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전날 인사를 발표하며 “오 내정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PF 사태로 약해진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