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9월에 새 게임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하반기 공세에 나섰지만 대부분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승부수로 내세운 신작들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게임업계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낮아지고 있다.
 
게임업계 9월 '신작 러시' 효과 무색, 출혈경쟁 더해져 하반기 실적 '빨간불'

▲ 카카오게임즈는 9월24일 오랜만에 신작 공백을 깨고 '가디스오더'를 출시했다. 사진은 가디스오더의 신규 키 비주얼. <카카오게임즈>


10일 게임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9월 한 달 동안 넷마블의 ‘킹 오브 파이터 AFK’, 컴투스의 ‘더 스타라이트’,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 오더’, 웹젠의 ‘R2 오리진’, ‘뮤: 포켓 나이츠’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대거 출시됐다. 9월은 3분기의 마지막 달이자 4분기를 앞두고 통상적으로 주요 게임사들이 집중적으로 신작을 내놓는 시기다.

다만 이 같은 신작 러시에도 대부분 타이틀의 초반 성과가 기대를 밑돌며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주간 통합매출 순위에서  '킹오파 AFK'가 33위, '더 스타라이트'가 36위를 기록했다. '뮤: 포켓나이츠'는 101위, 'R2 오리진'은 107위, '가디스오더' 116위 등 100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초기 반응이 매출 흐름을 좌우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특성상 초반 성적이 부진한 신작들이 이후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9월 출시작들은 각 회사가 실적 반등을 위해 내건 승부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신작 성과에 따라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오더’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핵심 개발진이 만든 신작으로 시장에서 기대감을 모았다.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선보인 기대작인 데다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차기 대형 프로젝트가 2026년으로 연기된 만큼 가디스오더로 실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을 기대와 다르게 가고 있다. 가디스오더는 일 매출 최고 순위 55위를 기록한 뒤 7일 구글 스토어 81위를 기록하는 등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발할라 서바이벌’ 이후 약 8개월 만의 신작이었다”며 “연내 예정된 신작이 ‘SM 게임 스테이션’ 뿐이라 가디스오더의 부진이 더욱 아쉽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 9월 '신작 러시' 효과 무색, 출혈경쟁 더해져 하반기 실적 '빨간불'

▲ 컴투스는 9월18일 MMORPG 신작 '더 스타라이트'를 출시했다. <컴투스>


컴투스가 처음 서비스한 첫 대형 MMORPG인 ‘더 스타라이트’도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 다만 추석 연휴 이후 주간 매출 순위가 전주와 비교해 69계단 큰 폭으로 상승했고 PC 플랫폼 비중이 높은 만큼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더 스타라이트는 9월 넷째 주 모바일 매출 105위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며 “매출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대폭 하회할 것”이라고 봤다.

웹젠의 대표 IP를 활용한 ‘R2 오리진’를 비롯한 신작들도 역시 전작의 인지도를 감안하면 시장 반응이 다소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전반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신작 흥행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 효율화 등 재정비를 거친 뒤 선보인 야심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면서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특히 9월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마지막 달인 만큼 신작 성과가 4분기 실적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0월에는 드림에이지의 ‘아키텍트’,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넥슨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 등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10월 초 사전등록자가 200만 명을 넘겼고, '아키텍트'도 1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높아진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짧은 흥행을 넘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