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 주 연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과 미국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에 따라 26일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도 조정을 받았지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대형 반도체주 기대감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기대감 유효, '반도체 ETF'로 추격매수 부담 덜어볼까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르며 국내 반도체 관련 ETF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되는 투자자라면 국내 반도체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2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주요 종목에 투자하는 반도체 ETF는 9월 들어 상승률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9월 들어 26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42.42%,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40.26% 상승해 각각 상승률 2위와 4위에 올랐다.

25일까지만 해도 5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며 압도적 1,2위를 차지했지만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내리며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46.82%),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41.15%)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ETF에 순위가 다소 밀렸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쫓는 상품이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국내 대표 반도체지수인 KRX반도체지수를 일간 2배 수익률로 추종한다.

26일 포트폴리오를 보면 'KODEX 반도체'가 29.16%로 가장 높고 SK하이닉스(24.40%), 삼성전자(23.19%), 2025-10 삼성전자개별선물(9.32%), 2025-10 SK하이닉스개별선물(9.32%) 등을 보유해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80%를 넘는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국내 반도체 핵심종목을 담은 FnGuide반도체TOP10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고 있다. 이 역시 포트폴리오를 보면 SK하이닉스(42.25%)와 삼성전자(33.93%)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레버리지가 아닌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일반 ETF도 다수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반도체TOP10'이 27.54%,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가 25.66% 올라 각각 상승률 8위와 11위를 차지했다.

RISE AI반도체TOP10는 FnGuideAI반도체TOP10지수를 따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대형주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종목 최대편입비중을 15%로 제한한다. 이에 따라 성장성과 정책 정합성이 높은 중소형 종목에도 높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26일 기준 포트폴리오를 보면 삼성전자 비중이 15.03%로 가장 높고 테크윙(13.94%), SK하이닉스(12.77%), 원익IPS(11.91%), 파두(10.39%) 등이 뒤를 잇는다.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SK하이닉스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한다. FnGuide의 SK하이닉스밸류체인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상품이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SK하이닉스 비중이 21.79%로 가장 높고 SK스퀘어가 21.38%로 두 자릿수 비중을 보일 뿐 나머지는 테크윙(4.84%), 티씨케이(4.81%), 유진테크(4.38%) 등 중소형 종목들이 50% 이상을 채우고 있다.

이 밖에 'TIGER 반도체'와 'SOL 반도체전공정', 'KODEX 반도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K-반도체'가 9월 들어 각각 20.95%와 20.14%, 20.13%, 20.12% 올라 2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TIGER 반도체와 KODEX 반도체는 국내 반도체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 KRX반도체지수를 추종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SOL 반도체전공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아닌 반도체 전공정을 키워드로 종목을 선정해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26일 포트폴리오를 보면 한솔케미칼이 16.91%로 가장 높고 HPSP(14.99%), 원익IPS(13.07%), 솔브레인(11.08%), 파크시스템스(10.83%) 등 반도체 소재와 장비업체에 집중 투자한다.

HANARO FnK-반도체는 FnGuideK-반도체지수를 따른다. 삼성전자(26.4%)와 SK하이닉스(25.21%) 등에 절반을 투자하고 삼성전기(15.4%), 한미반도체(5.65%), 리노공업(3.61%) 순으로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기대감 유효, '반도체 ETF'로 추격매수 부담 덜어볼까

▲ 25일 기준 KODEX 반도체레버리지의 수익률. 이 상품은 지난해 10월22일 상장돼 시장에서 거래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연초 이후 시장가격 기준 수익률은 139.08%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 홈페이지> 


국내 주요 반도체 ETF는 9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전반의 주가가 크게 오르며 상승률을 키웠다.

한국거래소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9월 들어 26일까지 각각 19.51%와 25.0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6.28%를 훌쩍 뛰어넘는다.

26일 다소 내렸다지만 지난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9만전자를 넘어 10만전자, 38만닉스를 넘어 40만닉스 기대감까지 키웠다.

ETF는 기본적으로 다수에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만큼 한 종목에 투자할 때 생기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지만 개별종목 투자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은 투자자라면, 국내 반도체 ETF를 고려해 볼만 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국내 반도체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에서 “D램시장은 북미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주문 확대로 타이트한 수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급 개선에 따라 본격적 이익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각각 20조8천억 원과 22조6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각각 33%와 50% 늘어나면서 삼성전자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하반기 최대 실적,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것이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