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사태 '뒷북 사과', 몸 낮춘 김병주 올해는 국감 나갈까

▲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내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홈플러스 사태에 롯데카드 해킹 사태까지 더해져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뒤늦은 사과문을 발표한 것인데 향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직접 국회 등 공식석상에 나와 해명할지 주목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2005년 MBK파트너스 설립 이후 홈플러스, bhc, 고려아연, 롯데카드 등 투자회사 관련 사안으로 수차례 국회의 부름을 받았지만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홈플러스 인수 관련 국회의 첫 부름은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해다.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홈플러스 인수 뒤 직원 고용승계 문제, 협력업체와 관계, 홈플러스 재매각을 위한 구조조정 등을 질의할 계획으로 김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사태 '뒷북 사과', 몸 낮춘 김병주 올해는 국감 나갈까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가 국회에 나갈지 주목된다.


하지만 김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불참했다.

김 회장이 국회의 부름을 받은 것은 홈플러스 건만이 아니다. 지난해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 문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 역시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도 홈플러스 사태와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여러 차례 국회의 부름을 받았으나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김 회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 주도로 열린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간담회에 불참했고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대규모 해킹사고 관련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참했다.

정치권에서는 10월 열리는 정무위 국감에 김 회장이 롯데카드 해킹 사태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간담회에서 김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롯데카드가 숨긴 것은 없는지, 보완 대책은 소홀한 게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롯데카드 대주주 MBK 김병주 회장 출석을 요청했지만 역시나 출석하지 않았다”며 “국감에 반드시 김 회장을 출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김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MBK파트너스의 지속 가능을 위해서는 한국 시장이 중요한데 현재 MBK파트너스를 향한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해 있어서다.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사냥꾼의 이미지를 지닌 데다 홈플러스 사태를 겪으며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노이즈 발언 등으로 지속해서 구설수에 올랐고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서도 보안 투자 축소 의혹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청문회에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에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앞으로 1100억 원의 예산을 보안에 투자하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사모펀드가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안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사태 '뒷북 사과', 몸 낮춘 김병주 올해는 국감 나갈까

▲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5월12일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앞에서 홈플러스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태 해결을 위한 108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상태에서는 홈플러스와 롯데카드 모두 매각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회장이 국회에 나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며 신뢰 회복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전날 홈플러스 사태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은 여전하다.

현재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3천억 원도 현금 지원이 아닌 연대보증 방식인데다 추가 투입하기로 한 2천억 원 역시 구체적 시행 방안 등이 적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홈플러스 사태를 해결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MBK파트너스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설립할 계획도 밝혔는데 단기 수익을 좇는 사모펀드 특성상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전날 보도자료 형태의 공식 사과문을 통해 2천억 원 추가 지원 계획을 밝히며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과 실망을 드린 점, 대주주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 회생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며 앞으로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운용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