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곽희필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로서 시너지를 낼 기반을 다지고 있다.

두 보험사 모두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과 영업 현장 독려 등으로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지붕 두 생보' 동양·ABL생명의 각자도생? 성대규 곽희필 차별화로 '우리금융그룹' 시너지 겨냥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과 곽희필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뒤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견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던 노동조합(노조)과 협상을 맺고 그룹사 핵심가치 기반으로 슬로건도 정립하며 인적 결합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 편입 뒤 2달 동안 통합 기반을 마련해 왔다고 평가된다.

통상 한 금융그룹 안에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하나씩 존재해 서로 업권이 겹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생명보험사 2곳을 패키지 인수한 만큼 두 보험사가 어떻게 서로 영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강점을 발휘할지 의구심 어린 시각이 나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선 주력 상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른 장점을 발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성대규 사장은 7월1일 동양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잇달아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신상품 이름 역시 ‘우리WON하는건강한보장보험’, ‘우리WON하는보장보험’ 등으로 우리금융 색을 드러냈다.

곽희필 사장 역시 7월1일 ABL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새로운 특약 및 상품을 선보였다.

ABL생명은 7월 건강보험에 고혈압·당뇨병·대상포진·통풍 등을 보장하는 ‘시니어 특약’을 추가했다. 8월엔 ‘우리가족THE트리플종신보험’을 내놓았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ABL생명이 보장성보험 영업을 놓지 않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고령층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출시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자 특화 분야를 만들며 시너지를 모색한다고 풀이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6월 신계약 건수 기준 보장성보험 비중을 따져보면 동양생명은 약 99%, ABL생명은 약 83%로 무게를 싣는 비중에 소폭 차이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ABL생명이 이 무게중심을 7월 우리금융그룹 편입 뒤에도 이어가며 강점으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보험 수익 확대에 속도를 붙이고, ABL생명은 보장성보험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그룹사 시니어 포트폴리오 및 방카슈랑스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좀 더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통상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다. 은행 고객이 익숙한 예금성 금융상품과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인적 결합에서도 매듭을 풀어가고 있다.
 
'한 지붕 두 생보' 동양·ABL생명의 각자도생? 성대규 곽희필 차별화로 '우리금융그룹' 시너지 겨냥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곽희필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대표 자리에 오른 뒤 임직원 사기를 진작하며 인적 결합을 이뤄내는 데 힘쓰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최근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완료했다.

앞서 두 보험사 노조는 매각위로금과 고용승계 등을 놓고 협상을 지속해 왔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노사 갈등도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된다.

성 사장과 곽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각각 첫 행보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성 사장은 취임 직후 타운홀 미팅을 열어 임직원과 만나고 각 지점을 직접 방문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곽 사장 역시 전국 지점을 방문하는 현장경영에 나섰다.

또 두 보험사는 우리금융 핵심가치를 반영해 기업 비전을 변경하는 등 그룹 계열사로서 정서적 통합에도 탄력을 붙이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두 우리금융 가치체계를 반영해 최근 새 비전으로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생명보험사”를 선포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성 사장과 곽 사장이 이전 신한라이프 통합 출범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만큼 우리금융에서도 ‘통합 보험사’ 출범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성 사장은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취임한 뒤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 출범을 이끌었다. 

곽 사장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라이프에서 주로 보험 영업 부문을 맡으며 신한라이프 법인보험대리점(GA)인 신한금융플러스 설립을 주도했다. 2021년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할 때는 보험설계사 영업 채널을 총괄하는 FC1사업그룹 부사장으로서 성 사장과 함께 일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