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검단 주차장 붕괴' 위기 극복한 허윤홍, 자이 리브랜딩으로 도시정비 수주전 등판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GS그룹 4세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이유는 GS건설의 실적 개선 때문이다. 사진은 허윤홍 사장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자이 리브랜딩 행사 자이 리이그나이트(Xi Re-ignite)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GS그룹의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상당히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그룹의 지주사 GS 지분을 나눠들고 있는 GS그룹 오너일가의 2세 가문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가문은 첫째 허정구 가문과 셋째 허준구 가문이다. 이 가운데 허준구 가문은 GS그룹 회장을 두 명(허창수 전 G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배출했지만, 허정구 가문은 아직 GS그룹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허윤홍 사장은 바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GS그룹 회장을 맡았던 허준구 가문의 장남,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이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지주회사 GS 지분 4.68%를 들고 있다. 허 명예회장보다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인물은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5.26%)뿐이다.

◆ GS건설 실적 증가로 허윤홍 사장 돋보여

허윤홍 사장이 GS그룹 4세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이유는 GS건설의 실적 개선 때문이다. GS건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621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5% 증가했다.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52.2% 웃도는 깜짝실적이기도 하다. 

1분기에는 영업이익 704억 원을 내며 컨센서스 812억 원을 밑돌았지만 건축·주택 현장에서 도급액이 200억~25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증권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허윤홍 사장이 2024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첫해 영업이익 2860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연이어 실적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윤홍 사장은 GS건설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때 오너경영에 나섰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사고 당시 GS건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8개월, 서울시로부터 2개월 등 영업정지 처분 10개월을 받았다. ‘순살자이’라는 오명도 따라붙어 브랜드 이미지는 순식간에 추락했다.  

◆ 자이 리브랜딩이 허윤홍에게 가지는 의미

이런 상황에서 허 사장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자이 리브랜딩이다. 자이 리브랜딩은 실추된 GS건설의 이미지를 복구함과 동시에 허 사장에게 확실한 자신만의 ‘치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1월 허윤홍 사장은 브랜드 리뉴얼 선포식에 등장해 “자이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닌 근본을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자이가 처음 등장한 이후 22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변경한 것이다. 브랜드 의미 또한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에서 ‘eXperience Inspiration(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브랜드로서 자이가 구별되는 지점은 일원화 전략을 택했다는 점이다. 다른 건설사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와 구별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따로 출시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등급을 나누는 효과를 내는 것과 구분된다. 

1세대 브랜드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고 이들이 2010년대 들어 2세대 하이엔드 브랜드로 앞다퉈 분화됐다.

◆ GS건설 자이 리브랜딩, 허윤홍 수주전 신고식 비장의 카드 될까

자이의 브랜드 일원화 전략과 리브랜딩이 허 사장이 수주전에서 펼칠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허 사장은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후 아직 도시정비 수주전을 치른 적이 없다.

각각 10월, 11월 시공사가 선정될 서울 송파한양2차 재건축과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구역)가 허 사장의 도시정비 수주전 신고식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이’가 가장 먼저 상대할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에서 아이파크와 맞붙으면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단일 브랜드끼리의 경쟁이 된다. 

성수1구역에서는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 3파전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디에이치’ 등과 경쟁해야 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라는 단일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다”며 “그런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설계 능력과 시공 기술력, 사업 진행 노하우를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