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경쟁사' 중국 캠브리콘 실적 급증, AI 반도체 '엔비디아 대체' 수혜

▲ 중국 캠브리콘이 자국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을 큰 폭으로 늘렸다.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려는 중국 정부 정책에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캠브리콘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사로 꼽히는 캠브리콘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엔비디아 대신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사용을 장려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수혜를 본 덕분이다.

블룸버그는 27일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분야에 자국 기술 사용을 장려하면서 캠브리콘이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결실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캠브리콘은 화웨이와 경쟁하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딥시크와 텐센트, 알리바바 등 자국 대형 IT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상반기에 캠브리콘은 10억3천만 위안(약 200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5억3300만 위안의 순손실을 냈는데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4배 늘어난 29억 위안(약 56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 증시에서 캠브리콘 주가는 한때 8%를 웃도는 상승폭을 보였다.

캠브리콘 시가총액은 8월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는 800억 위안(약 15조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캠브리콘의 실적 증가는 중국 대형 IT기업들이 엔비디아 대신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해 현지 기업들에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중국 투자기관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캠브리콘의 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대중국 제재 국면에서 수입산 반도체를 대체하는 선도 기업을 향한 정부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최근 중국 딥시크도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에 최적화한 신모델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기 위한 현지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캠브리콘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에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판매를 재개하도록 허용하면서 고객사 수요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캠브리콘은 딥시크는 물론 알리바바와 텐센트 인공지능 모델에도 기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국 IT기업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