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온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적자 누적에도 향후 2~3년 내 미국 현지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더 늘리는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SK온은 미국에 단독 설립한 공장 2곳과 20일부터 생산에 돌입한 포드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 1곳 등 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늦어도 2028년까지 3개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가동할 예정이다. 
이석희 SK온 공격경영으로 흑자전환 승부수, 미국 배터리 공장 3곳 2~3년 내 추가 가동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흑자전환을 위해 공격 경영에 나선다. 



3개 공장은 포드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 2곳과 현대차와의 합작 공장 1곳이다. 

회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 여파가 2~3년 내 많이 수그러들 것이고, 미국 합작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안정적 배터리 수주를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 미국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흑자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올해 10월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는 데 따라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총 6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장이 단기간 내 미국 현지 공장을 6개까지 확대하는 공격 경영에 니선다. 

현재 SK온은 미국 켄터키에 단독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SKBA) 2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BOSK) 켄터키1공장은 이날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2026년에 테네시주에 BOSK 2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2027년 이후엔 켄터키에 2공장을 추가 가동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블루오벌SK 공장 3곳의 합산 배터리 생산능력 규모는 연간 총 127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기차용 배터리 약 19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미국 현지 외신은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2공장의 가동 시점이 각각 1년씩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내년 초엔 현대자동차와의 배터리 합작 공장도 조지아에서 가동을 시작한다. 연간 35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SKBA의 생산규모 22GWh보다 1.6배 이상 높은 것이다.

미국 정부는 첨단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자국 내에서 첨단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일정 생산비용을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AMPC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출하하는 제품 수가 늘어날수록 환급금도 증가하는 구조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 정부는 배터리 셀 1키로와트시(KWh) 당 35달러를 환급해주고 있다. 배터리 셀 제조원가가 130달러라는 점을 생각하면 AMPC를 통해 4분의 1 정도를 보전받을 수 있는 셈이다.

SK온은 올해 2분기 AMPC 보조금으로 2734억 원을 받았다. 내년에는 AMPC를 통해 1조6769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AMPC 보조금을 받고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올해 2분기에만 4908억 원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삼성SDI도 자세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2분기에 1천억 원 초반대의 AMPC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이 AMPC 보조금 지급을 2030년을 기점으로 점차 축소해 2033년 완전 종료키로 한 만큼, 국내 배터리 3사가 AMPC 보조금을 제대로 받을 수있는 시기는 2029년까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희 SK온 공격경영으로 흑자전환 승부수, 미국 배터리 공장 3곳 2~3년 내 추가 가동

▲ SK온이 미국 포드사와 합작해 미국 켄터키주에 설립한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1공장'이 20일 가동을 시작했다. < SK온 >


업계에서는 SK온이 미국에서 총 6개의 공장을 풀 가동한다면 2027년이나 2028년에는 AMPC 보조금 수령액이 연간 2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AMPC 제도가 시행된 지 2년 만에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수령한 총액은 4조 원을 넘어섰다”며 “국내 배터리 3사의 모든 미국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2027년에는 3사가 받는 AMPC가 연간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SK온이 대대적인 미국 공장 가동에도 당분간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미국 전기차 보조금 철폐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3분기로 예정된 켄터키 BOSK 1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비용 증가로 추가 적자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SK온의 배터리 부문 흑자 전환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SK온 배터리 부문은 올해 매출 8조1170억 원, 영업손실 1조61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4년보다 매출은 29.5% 늘고, 적자 폭은 5.8% 줄어드는 것이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