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가전시장 '현지화 전략'으로 선점, "중국 진출에도 경쟁력 유지"

▲ LG전자 인도법인 관계자가 7월14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2025년형 TV 출시 행사에서 방문객에게 스탠드형 나노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인도법인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인도 가전 시장에서 저가 제품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LG전자가 중국 업체의 인도 진출에도 여전히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닛케이아시아를 보면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아베이 싱 분석가는 “가전제품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진 인도에서 LG는 접근성 높은 가격을 앞세워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후 현지 생산과 판매 체계를 구축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세탁기 분야에서 LG전자는 지난해 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냉장고와 에어컨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수요가 높은 가격대의 생활 가전까지 판매하는 정책을 바탕으로 이러한 성과를 이뤘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아베이 싱 분석가는 “이러한 전략 덕분에 LG는 현지 기업은 물론 하이얼을 비롯한 중국 업체가 인도 가전 시장에 진출한 뒤에도 인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3조7900억 원(약 27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이지만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또한 LG전자 인도법인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당초 LG전자는 올 연초 상장을 계획했지만 관세를 비롯한 미국의 통상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 4월24일 열린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업체 레드시어에 따르면 인도 가전시장 규모는 2028년 5조6900억 루피(약 95조6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4년과 비교해 4년 동안 시장이 76%나 커진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인도의 가전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인도 내 냉장고 보급률은 중국이나 태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35%다. 에어컨 보급률은 10%에 불과하다. 시장 수요가 커질 잠재력을 갖춘 셈이다.

전홍주 인도법인장 전무는 “인도 소비자의 선호도와 현지 요구를 반영해서 맞춤형 제품을 제작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LG전자의 경쟁사인 삼성전자 또한 인도에서 중저가 정책으로 성과를 냈으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가전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