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가 이스라엘의 듀얼카메라기술업체에 투자하면서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기가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삼성벤처투자의 투자에 힘입어 하반기 차별화된 듀얼카메라로 실적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 삼성벤처투자, 듀얼카메라 전문 기술업체에 투자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아이폰 제조업체인 폭스콘, 대만의 칩제조업체 미디어테그 등과 함께 이스라엘의 스마트폰용 듀얼카메라 기술업체인 ‘코어포토닉스’에 1500만 달러(약 176억5천만 원)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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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코어포토닉스는 2012년 설립된 듀얼카메라 전문 기술개발업체로 카메라 2대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샌디스크 등 글로벌업체들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5천만 달러(약 588억 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삼성벤처투자는 유망한 신기술사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삼성그룹 계열사인데 삼성전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벤처투자의 지분 17%를 보유해 삼성중공업과 함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벤처투자의 이번 투자로 듀얼카메라사업에서 코어포토닉스와 협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듀얼카메라는 단순히 카메라 2대를 한쪽 면에 탑재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대의 카메라를 연동시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사진의 화질이나 색감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하다.
최근 듀얼카메라의 탑재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그만큼 차별화된 기능이 주목받는다.
코어포토닉스는 듀얼카메라의 줌기능, 저조도 촬영기능, 포커스 기능 등을 통해 사진의 품질을 높이는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코어포토닉스는 이번 투자금을 차세대 듀얼카메라를 개발하고 사업영역을 자동차, 드론, 액션카메라 등으로 확장하는 데 쓸 것”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기, 하반기 듀얼카메라로 실적반등 가능성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8의 출시효과에 힘입어 2분기부터 실적개선이 예상되지만 실적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로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부품 사용이 증가하는 점 등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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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어포노틱스의 기술력이 적용된 듀얼카메라 'Night Owl Camera'.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부품사업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위해서는 고부가제품 판매가 늘어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부품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어 수혜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원가상승에 따른 부담을 못 이겨 갤럭시S8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듀얼카메라는 싱글카메라보다 수익성이 좋은 만큼 삼성전기는 실적개선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듀얼카메라 채택이 지연되면서 2017년 실적 성장폭이 기대보다 약화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파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벤처투자의 듀얼카메라업체 투자는 삼성전기의 하반기 실적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 경쟁업체보다 듀얼카메라 탑재가 1년 이상 늦어진 만큼 하반기 선보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폭 강화한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기 역시 그동안 실적발표회 등에서 듀얼카메라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조해 왔다.
삼성전기가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로 듀얼카메라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중화권업체들로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코어포토닉스가 듀얼카메라의 사업영역을 전장부품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운 만큼 차량용 카메라모듈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듀얼카메라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듀얼카메라시장에서 얼마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하반기 실적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