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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
중국이 ‘사드배치 보복’을 구체화하면서 화장품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수출시장 1위는 중국인 만큼 사드배치 갈등이 심화할 경우 매출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최근 애경산업 CJ라이온 등 한국화장품업체가 만든 로션, 에센스, 클렌징 등의 수입불허조치를 내렸다. 반품조치된 제품 전체 28개 중 19개가 한국산이었고 물량도 11톤에 이른다.
여기에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예정대로 강행하면 중국인들이 한국화장품을 사지 않는 등 강력한 보복을 할 것”이라는 ‘협박성’ 기사까지 내보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화장품 품질 안정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화장품안전기술규범’을 시행하며 화장품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위생허가 기준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기능성 화장품 위생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업계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모두 사드와 관련이 깊다고 파악한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화장품 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내 화장품산업은 그동안 내수보다 수출로 성장해 왔다. 수출도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에 편중돼 있어 사드배치 갈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치면 업계 전반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중국으로 전체의 41.1%를 차지한다. 2015년(29.6%)보다 비중이 11.5%포인트 늘었다.
중화권에 속하는 홍콩과 대만까지 포함할 경우 이 비중은 70.5%로 급등한다. 중국시장으로 화장품 수출이 막힐 경우 업계가 ‘고사’할 수 있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닌 셈이다.
사드배치가 외교문제인 만큼 업계는 정부가 직접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국산 화장품 반품조치가 사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보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의 수입불허조치를 두고 “개별 사례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체 책임으로 드러났으며 사드 보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령 한국제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갑자기 중국당국이 까다로운 기준을 들이대며 반품에 나서면 배경을 따져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제 중국 수출길이 막힐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우리 정부에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며 “결국 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각자도생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 “중국이 항의하고 반대한다해도 거기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공조를 확인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중국을 자극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도 즉각 “한국이 충고를 듣지 않고 고집대로 행동한다면 중.한 관계는 훼손되고 이는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