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P2P대출플랫폼인 ‘써티컷’의 기관투자자형 P2P 상품인 ‘NH 30CUT론’ 출시를 허락하지 않았다.

NH 30CUT론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미 대출약관을 승인받았던 상품이다.

써티컷은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에서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구성해 P2P금융에 참여하는 투자를 불허한다고 22일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NH 30CUT론’은 신용카드 대출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존 대출이자를 30% 낮춰 농협은행 대출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써티컷이 NH농협은행과 손잡고 만든 국내 최초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P2P대출 상품이다.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조달하는 다른 P2P상품과 달리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설립한 뒤 기관투자자에게 투자자금을 모아 대출에 나선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자금으로 대출보증을 서면 농협은행이 개인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구조다.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관계자는 “P2P상품에 대한 투자는 펀드의 금지업무이기 때문에 펀드 설정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써티컷은 ‘NH 30CUT론’을 1년여 동안 준비해왔는데 금융위의 제동으로 상품 출시가 무산됐다.

서준선 써티컷 대표는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직접 P2P투자가 가능해진 상황에서 펀드 간접투자가 불가하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P2P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이미 국내에 수천억 원어치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 P2P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는 안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11월3일 기관투자자의 P2P금융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P2P금융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P2P상품 출시에 걸림돌이 사라진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써티컷은 11월16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으로부터 ‘NH 30CUT’의 대출약관을 승인받으며 상품 출시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융위원회가 제동을 건 셈이다.

이를 두고 상품 출시를 놓고 금융당국 부처 사이에 엇갈린 판단을 내려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금융과 관련된 법안이 없는 상황에서 각 부처마다 유권해석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금융당국은 P2P금융과 관련된 추가 법안을 만드는 것은 규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