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의 매각과 기업공개(IPO)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 등의 악재를 감안해 증시 상장으로 ING생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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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ING생명은 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ING생명은 이르면 2017년 2분기에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해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주간사로 선정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기업의 수익과 자산 등 내재가치 중심으로 경영을 빠르게 전개하고 새로운 규제환경 아래에서 회사를 도약시킬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상장과 매각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8월부터 ING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확실한 인수후보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3조~4조 원에 매각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ING생명의 예상 매각가격을 2조5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에서 ING생명의 매각에 앞서 기업공개로 자본을 늘려 몸값을 끌어올리고 투자금도 회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2021년부터 IFRS17이 도입되는 데 따른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사의 보험부채평가 기준을 원가(보험계약 당시의 금리) 대신 시가(회계를 작성하는 시점의 금리)로 바꾸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보험부채는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쌓아두는 적립금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에 실시한 검사결과 ING생명은 IFRS17을 적용할 경우 보험부채 1조 원가량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타이핑생명·푸싱그룹이나 홍콩 JD캐피탈 등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ING생명을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힘을 잃고 있다.
한국정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국내에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중국계 금융자본이 중국정부의 눈치를 보며 ING생명 인수협상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계 금융자본들이 “중국 정부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ING생명 인수에 관련된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월에 보도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이 상장할 경우 중국계 금융자본 외에 다른 인수후보가 나타날 통로를 추가로 열어두는 셈”이라며 “보험부채가 1조 원 수준이기는 하지만 다른 대형보험사보다 적은 편이라 주가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은 9월 기준으로 자산 31조7984억 원을 보유한 국내 5위 생명보험사다. 3분기까지 누적된 순이익 1800억 원 규모를 올려 저금리에도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되며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346.2%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