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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검찰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공소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20일 최순실씨 등을 권력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미르와 K스포츠 재단기금 모금과정 등에서 박 대통령을 사실상 주범으로 적시했다.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미르 설립을 기획했고 대기업에 자금출연을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대기업 회장과 단독면담 일정을 잡을 것을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이 7개 그룹 총수들과 단독면담 일정을 잡았고 박 대통령은 7월24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7월25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화·체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적극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전경련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어 재단을 설립할 것을 지시했고 안 전 수석이 이를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에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재단운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고 최씨는 재단 임원진을 추천인사로 꾸렸다. 최씨는 재단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받는 등 인사 및 운영을 장악했다.
최씨는 2015년 9월 미르 명칭을 결정했다. 한달 뒤 박 대통령은 2015년 10월 안 전 수석에게 재단이름을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지닌 미르라고 할 것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재단설립 외에도 대기업 회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 지인의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에 납품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11월 안 전 수석에 “KD코퍼레이션이 흡착제 관련 기술을 지닌 훌륭한 회사”라며 “현대차에서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함께 있는 가운데 정몽구 회장 등에게 KD코퍼레이션을 소개해 납품계약을 추진하도록 했고 이후 납품계약 진행상황도 점검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씨는 그 대가로 5162만 원어치의 금품을 받았는데 시가 1162만 원짜리 샤넬백 1개도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자료를 안 전 수석에게 전달했고 안 전 수석은 정 회장에게 “이 회사가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봐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플레이그라운드에 70억6천만 원 상당의 광고를 발주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K의 체육시설 건립사업도 지원했다.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신동빈 회장과 단독면담을 할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해 3월 독대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신 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안 전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체육시설 건립에 75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 보라”고 지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