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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하이텍 매각전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인 중국업체들이 동부하이텍에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그동안 지지부진한 매각작업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동부하이텍이 김 회장에게 좋은 소식을 안겨줄 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하이텍을 놓고 중국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낸 세 곳의 재무적 투자자(FI) 외에 두 곳 이상의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비공식적으로 참여 의향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을 중국업체로 추정한다. 국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들의 국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 기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업체들이 참여할 경우 그동안 흥행이 부진했던 동부하이텍 인수전은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는 국내 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미국계 펀드인 베인캐피털 3곳뿐이다. LG그루이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인수의사가 없다고 알려진다.
업계는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면 동부하이텍의 몸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동부그룹이 매각할 동부하이텍 지분 37%는 시장에서 약 1500억~2천억 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지분 매각대금으로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전이 치열해질수록 좋다.
최근 동부하이텍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김 회장에게 좋은 소식이다.
반도체업계는 동부하이텍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동부하이텍은 1분기 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2분기엔 90억 원 이상으로 늘어 상반기 영업이익 1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동부하이텍이 창사 이래 첫 연간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16년 동안 단 한번도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낸 적이 없다.
그동안 지지부지하게 진행됐던 매각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이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처리에 대해 합의한 덕분이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동부와 동부메탈, 동부대우전자, 동부라이텍, 동부LED, 동부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를 약 1천억 원으로 추산한다.
애초 채권단 일부에서 동부하이텍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 지분을 함께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합의로 동부하이텍을 매각한 뒤 이 자금으로 동부하이텍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매각에 참여한 업체들도 바빠지고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은 지난 8일 투자은행(IB) 전문가로 알려진 이백 전 흥국생명 부사장을 사모펀드(PEF) 부문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동부하이텍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실사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13일부터 데이터룸을 개방한다. 현장실사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다음달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