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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이사 |
모바일게임시장에 먼저 뛰어든 이는 박지영 컴투스 대표였다. 이어 송병준 게임빌 대표와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이 모바일게임시장에 들어왔다.
이 세 사람은 2000년대 초중반 모바일게임시장을 삼분했다.
박 대표는 컴투스를 송 대표에게 넘기고 쉬고 있다. 권 의장은 회사를 넥슨에 매각하고 넥슨 대표이사를 지냈다가 다시 회사를 차려 또 다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 박지영, 모바일게임의 어머니
박 대표는 1998년 컴투스를 설립한 뒤 15년 동안 진두지휘했다. 그는 지난해 12월19일 컴투스를 송병준 대표에게 넘겨주며 물러났다. 그는 당시 “처녀작부터 시작해 모든 게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하나하나 전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1998년 학과 동기이자 남편인 이영일 컴투스 부사장과 함께 컴투스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 온라인게임을 즐기면서 무선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을 보고 모바일게임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박 대표는 1999년 후 017신세기통신 등 이동통신사와 처음으로 휴대폰용 게임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 모바일게임시장을 만들었다. 2000년에 세계 최초로 자바게임을 상용화했다.
또 최초의 모바일 롤플레잉게임 ‘열국지’도 박 대표가 만들었다. 그는 당시 창업투자사를 찾아다니며 약 4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박 대표는 2002년 독점계약으로 만든 모바일게임 ‘테트리스’가 흥행하면서 컴투스를 안정궤도에 올렸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낯선 개념이었던 ‘유료게임’으로 출시된 ‘붕어빵 타이쿤’도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기면서 크게 성공했다.
컴투스가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박 대표는 모바일게임사 중 최초로 코스닥 등록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됐다. 그해 영국 모바일콘텐츠 전문지 ‘ME’가 선정한 ‘세계 톱50 경영인’에 뽑혔다.
박 대표는 애플의 ‘아이폰’이 나타난 2008년부터 스마트폰에 눈을 돌렸다. 이전까지 진행하던 온라인게임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게임에 역점을 뒀다.
그는 그해 국내기업 중 처음으로 애플 앱스토어에 모바일게임 ‘크레이지 핫도그’를 출시했다. 아직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지 않았던 때였다.
박 대표는 이후 꾸준히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마켓 등에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서 수익을 늘렸다. 2010년 내놓은 ‘슬라이스잇’이 애플 앱스코어 유료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시장에서도 ‘미니게임천국’과 ‘컴투스 프로야구’ 등이 꾸준히 흥행하면서 컴투스는 게임빌과 시장 1위를 놓고 다퉜다.
박 대표는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미처 신경쓰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카카오게임 플랫폼보다 2011년 내놓은 독자 게임플랫폼 ‘컴투스 허브’에 힘을 기울였다.
박 대표가 이끈 컴투스는 2012년 말 자본력을 앞세운 온라인게임개발사가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힘에 의지해 모바일게임시장에 진입하면서 저물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매출 1천억 원을 경영목표로 내세우며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송병준 대표에게 컴투스를 넘겨줬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말 컴투스를 넘기면서 연 기자회견에서 “컴투스를 여러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있으며 1백 년 이상 가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이런 컴투스의 문화가 망가지지 않는 한 앞으로 계속 훌륭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향후 거취를 묻자 “나이도 마흔이 되고 스스로 돌아봐야 하는 시기”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이런 부분을 채운 뒤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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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 |
◆ '연쇄창업자' 심리학과 교수 출신 권준모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은 모바일업계 초기 3인방 가운데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넥슨이라는 대규모 게임개발사의 대표를 역임하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연쇄창업자’라고 부른다. 기업을 창업하면서 실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권 의장은 2001년 9월 벤처기업 ‘엔텔리젼트’를 설립하면서 모바일게임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넥슨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넥슨모바일 대표가 됐다가 결국 넥슨 대표까지 역임했다. 그뒤 다시 모바일게임회사 ‘네시삼십삼분’을 만들었다.
권 의장은 심리학과 교수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엔텔리젼트를 설립하기 전까지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부교수와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권 의장은 2004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삼국지 무한대전’이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에 이르면서 모바일게임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권 의장은 그뒤 ‘삼국지 천하통일’도 흥행시키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그때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을 고려하던 넥슨이 권 의장에게 접촉해 왔다. 권 의장은 2005년 5월 넥슨에게 엔텔리젼트 지분 100%를 넘기고 자회사 ‘넥슨모바일’의 대표이사가 됐다.
그뒤 넥슨모바일은 온라인게임 원작인 ‘메이플스토리’ 등을 출시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1500만 명에 이르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을 모바일게임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컴투스와 게임빌에 이어 ‘3강’에 합류했다.
권 의장은 2006년 10월 넥슨 대표이사가 된 뒤에도 넥슨모바일 대표를 겸임했다. 당시 그는 넥슨을 연매출 5천억 원대로 키우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한국게임산업협회 3기 회장으로 취임한 뒤 기반이 약했던 모바일게임산업협회와 통합을 주선해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권 의장은 2008년 넥슨 대표에서 물러나고 1년 뒤 엔텔리젼트를 창업했던 제자들과 함께 ‘네시삼십삼분’을 차렸다. 네시삼십삼분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지분 34%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투자해 창업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권 의장은 2009년 모바일 추리게임 ‘모로 저택의 비밀’을 내놓으면서 다시 모바일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활’과 ‘블레이드’ 등 여러 게임이 흥행하면서 네시삼십삼분은 모바일게임시장의 신흥강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모바일게임시장에 진출한 중국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중국시장에 나가기도 했다.
권 의장은 네시삼십삼분을 ‘소셜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정의한다. 모바일게임 외에도 다른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게임이라는 한계에 빠지면 안 된다”며 “게임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인재가 크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권 의장은 네시삼십삼분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네시삼십삼분 기업공개의 적합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