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이 iM뱅크 행장 겸임 체제를 당분간 이어가면서 시중은행 전환 후속 과제들을 이끌 가능성이 나온다.
iM뱅크는 올해 5월 시중은행 전환 뒤 계속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iM뱅크가 황 회장 연임을 통해 내실경영에 힘을 실으며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사진)이 iM뱅크 행장 겸임을 지속할지 관심이 모인다. |
30일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황 회장은 현재 겸임하고 있는 iM뱅크 행장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이에 DGB금융지주는 27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자회사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 수립 및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차기 행장 후보에는 현재 행장인
황병우 회장을 포함해 은행 부행장급과 지주사 인사 등 6명 안팎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평가를 거쳐 iM뱅크 행장 1차 후보군과 2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1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2025년 1월부터 행장 업무를 맡는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iM뱅크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오히려 황 회장이 행장 겸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재무 안정성 확보와 내실 다지기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연임이 조직 운영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뒤 실적 개선과 영업 확장 등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황 회장의 행장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황 회장의 지주 회장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황 회장이 iM뱅크 행장을 계속 겸임할 경우 의사결정 속도 향상을 비롯해 더욱 강한 계열사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iM뱅크는 올해 5월 시중은행 전환 뒤 실적 개선이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9월 시중은행 전환을 기념해 iM뱅크 애플리케이션 전용 고수익 상품을 판매하는 등 고객 유치와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지만 순이익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iM뱅크는 2024년 상반기 순이익 2101억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16.1% 줄었다.
iM뱅크 부진은 DGB금융지주 전체 실적 후퇴로 이어졌다.
DGB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500억 원을 냈다. 은행 부진에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손실이 더해지며 1년 전보다 51.6% 감소했다.
황 회장은 수익성과 관련한 시장 안팎의 우려를 덜기 위해 12일 중기업무 계획도 발표했다. 중기업무 계획에서 DGB금융지주는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경영을 강조했다.
DGB금융지주는 8월7일 발표한 수정 포트폴리오 전략에서도 iM뱅크 성장을 지원하고 비은행 자회사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이는 등 그룹 전체 자본비율을 관리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수정된 포트폴리오 전략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관점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해 DGB금융그룹 전체적으로 위험가중치보다 이익이 높은 자산 위주로 성장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황 회장이 행장으로 추진하던 핵심 사업들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점도 행장 연임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이 8월2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서 부스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 DGB금융지주 > |
황 회장은 iM뱅크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요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했다. 스마트캠퍼스 서비스인 ‘iM유니즈’와 대체불가토큰(NFT) 지갑 등이 대표적이다.
iM뱅크는 8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24’에도 대대적으로 참여해 각종 디지털 사업을 알렸다.
DGB금융지주에서는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DGB금융지주 3대 회장인
김태오 전 회장도 2019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며 DGB금융지주의 조직 안정을 꾀했다.
황 회장은 1967년생으로 2023년 1월 iM뱅크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24년 3월 DGB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회장 임기는 3년으로 2027년 3월까지다.
iM뱅크 내부 규정에 따르면 행장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연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지만 만 67세를 초과하면 선임할 수 없다.
iM뱅크 관계자는 “27일 임추위에서 자회사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 수립 및 승계 개시를 결정했다”며 “차기 회의일정 및 후보군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