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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4월 열린 삼성전자 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발전을 주도하며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이후 후속작인 갤럭시S8부터 새로운 경쟁력을 앞세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일이 절실하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계기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을 옮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서 이 부사장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소프트웨어 발전 계획 꾸준히 강조
블룸버그는 7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한 갤럭시S8로 스마트폰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를 딛고 화려한 귀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10월 인수한 인공지능업체 비브랩스의 음성기반 인터페이스를 갤럭시S8 등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기기 등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기반서비스 ‘시리’의 개발자가 설립한 기업으로 향후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에 시리와 유사한 서비스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종 부사장은 최근 간담회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밝히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다음 기술혁명은 인공지능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현재 나와있는 경쟁서비스들과 완벽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비브랩스의 음성서비스는 애플 시리와 달리 외부개발자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개방성을 앞세우고 있다. 모바일결제 ‘삼성페이’ 등 서비스나 외부 앱, 다른 기기와 연동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비브랩스 인수를 처음 발표할 때도 삼성전자의 공식인터뷰를 통해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생태계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전에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소프트웨어기업의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한 만큼 향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에서 갤럭시노트5 출시행사를 열 때 삼성페이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으며 전면에 처음 등장했다. 그 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조직이 개편되며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무선개발1실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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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인수한 비브랩스의 음성기반 인공지능기술 안내. |
이 부사장은 미국에서 14년 가까이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삼성전자에 전무로 입사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발전계획을 강조할 때마다 이 부사장이 계속 전면에 나서는 것은 스마트폰사업에서 기존에 하드웨어 경쟁력에 의존하던 전략을 바꾸는 상황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의 약점으로 꼽히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 부사장이 이를 위한 인수합병 등을 총괄하며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인종 역할 더욱 중요해져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 이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하드웨어에서 이전과 같은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놓고 계속 의문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향후 하드웨어 변화를 더 보수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미 중국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술력을 따라잡았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같은 처지에 놓여 아이폰 판매량이 계속 둔화하자 인공지능기술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발전으로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강조하며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운영체제와 콘텐츠플랫폼을 모두 구글에 의존하고 있는만큼 애플과 같이 완전한 생태계 독립을 이뤄내기 어렵다. 결국 인터페이스와 서비스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열쇠를 쥔 이 부사장의 역할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리콜 등 후속조치에 집중하며 차기작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 부사장과 노태문 무선개발2실 부사장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타격받은 브랜드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S8에서 다시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언제든 경쟁업체들에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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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경쟁에서 크게 미끄러진 셈”이라며 “갤럭시S8이 향후 스마트폰사업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갤럭시S8이 소프트웨어에서 큰 발전을 보여주고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S8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전략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후 가전제품과 반도체 등 분야로 적용분야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시스템반도체도 사물인터넷 관련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만큼 이런 플랫폼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에 이어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후발주자로 뛰어들고 있다”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지 불투명하지만 이런 노력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