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깜짝실적을 거뒀다. 국내외 화장품시장에서 골고루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면세점과 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에서 판매가 대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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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서 회장이 펼쳐온 해외 현지화와 고급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실적 덕분에 주가는 수직상승해 20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주가와 비교하면 90% 넘게 오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2일 2분기에 매출 1조1768억 원, 영업이익 17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나 늘어났고 매출도 14.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0% 늘어 1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그룹은 국내외시장 모두 크게 성장했다. 국내 화장품사업의 매출은 67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9% 늘었다. 해외 화장품사업 매출도 1904억 원으로 28%나 증가했다.
특히 해외 화장품사업의 경우 중국과 아시아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중국과 아시아시장에서 1634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1년 전보다 48.8%가 늘어난 것이다.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반면 프랑스, 미국, 일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이들 지역은 내수침체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비세가 인상돼 가격이 오르면서 2분기 판매가 저조했다.
화장품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아모레퍼시픽과 이니스프리의 판매가 늘고 수익성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사업과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올해 들어 국내 면세점에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은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를 누렸다. 설화수 윤조에센스, 라네즈 비비쿠션, 헤라 미스트쿠션 등은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싹쓸이를 해가는 현상까지 벌어져 한때 10개 이상 구매하지 못하도록 판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인기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에 매출 9666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계열사 가운데 이니스프리의 성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8%가 늘어 1158억 원을 냈다. 특히 영업이익은 199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63% 증가했다. 이니스프리는 그린티라인, 화산송이, 삼나무 등 주력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매출상승을 이끌었다.
화장품 계열사 가운데 에뛰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12억 원의 적자를 냈다.
화장품 외 생활용품 및 설록사업은 1017억 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과 차이가 없었다. 비회장품 계열사 전체를 보면 2분기 매출은 7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고,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상황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개선 소식이 알려지면서 12일 장중 193만7천 원으로 거래됐다. 이는 올해 초 주가와 비교하면 90% 넘게 오른 것이다.
올해 초 5조 원대였던 시가총액도 11조원 대로 늘어 11일 종가 기준으로 시총 20위권 첫 진입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아모레퍼시피그룹이 이런 실적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하반기 방문판매 대리점주와 갈등이 표출되며 갑을 논란을 빚었다. 또 LG생활건강 등 경쟁사들의 맹추격으로 성장이 위협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해 10월 80만 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당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11월 전 직원과 함께 ‘위기극복을 위한 다짐’을 선언한 끝에 올해 실적에서 대반전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