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3개월 만에 형제경영의 닻을 올렸다.
한미약품그룹 핵심 계열사 이사회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한 만큼 이제 분쟁의 불씨가 됐던 상속세 문제 해결 방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가 18일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본격적으로 형제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한미약품은 18일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국민연금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 의견을 냈지만 원안대로 처리됐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지분 41.42%)에 국민연금(9.95%)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임시 주총장에는 한미약품 이사회 의장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만 참석했고 나머지 5명 이사 외에도
임종윤 임종훈 형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임종훈 대표는 이날 오전 7시30분 한미타워에 출근을 했지만 주총장에는 모습을 비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새로 선임된 4명의 이사는 기존 6명의 이사와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형인
임종윤 이사가 사업회사를, 동생인 임종훈 대표가 지주사를 맡으며 형제경영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됐다.
앞서 형제들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 등에 진출해 ‘한국형 론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형제경영이 닻을 올리면서 한미약품그룹 최대 현안인 상속세 문제 해결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던 올해 3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 문제로 개인 지분을 지킬 수 없다면 경영을 해선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부회장이 상속세 부담 등으로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했는데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이에 반발하면서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인 만큼 상속세가 분쟁의 불씨인 셈이다.
현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임종윤 이사, 임종훈 대표 등에 남은 상속세는 2700억 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020년 별세한 이후 오너일가에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당시 이들은 상속세를 5년 동안 분할납부하기로 결정했는데 3년 동안 납부하면서 절반 가량이 남은 것이다.
그동안 오너일가는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해왔지만 2020년 이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하락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가가 30%이상 하락하면서 기존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추가 증거금 요구인 마진콜 부담도 커진 상태다.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금융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에 대한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이런 탓에 형제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지분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5월 말 오너일가는 합심해서 상속세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