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동양매직 인수전에 전력투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서 발을 뺐는데 2개의 굵직한 인수합병 가운데 하나를 포기한 만큼 동양매직에 더 크게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 |
21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맥도날드 인수를 포기하면서 동양매직 인수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수합병은 동양매직이 유일하다”며 “아직 국내에서 다른 인수합병 계획이 구체화 된 것은 없으며 동양매직 인수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한국맥도날드 측이 제시한 거래구조와 가격 등 여러 조건이 인수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14일 진행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CJ그룹 계열사 가운데 CJ오쇼핑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어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등 6개 업체와 함께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됐다. 본입찰은 27일 진행된다.
CJ그룹은 지난해에도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했을 정도로 렌탈사업에 관심이 높다. 국내 생활가전 렌탈시장 전망이 밝은데다 CJ오쇼핑과 시너지도 낼 수 있는 신사업이기 때문이다.
홈쇼핑 채널에서 소형가전과 렌탈 상품의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CJ오쇼핑이 직접 소형가전을 제작하고 렌탈해주는 회사까지 인수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CJ오쇼핑은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업체들 가운데 동양매직 인수의지가 강한 전략적 투자자로 꼽힌다”며 “이재현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된 후 성사되는 첫 대형 인수합병이 될 수 있는 만큼 과감하게 베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8월에 광복절 특사를 받아 사면과 함께 복권됐다.
현재 기업가치 기준으로 동양매직의 적정 인수가격은 6천억 원에서 8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어 인수가가 1조 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전략적 투자자들이 인수 후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해 1조 원 이상의 가격을 써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CJ그룹은 마침 동양매직 인수와 함께 추진해오던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서 발을 뺀 상황이라 동양매직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보충할 여력이 생겼다. 한국맥도날드 인수 예상가격은 5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