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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윤 행보' 유승민 제3지대 왜 안 갔나, 큰 꿈 향해 '은인자중' 선택한 듯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1-29 1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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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반윤(반윤석열) 행보를 이어가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기존 예상과 달리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유 전 의원은 잠재적 대권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과거 자신에게 씌워졌던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 때를 기다리며 여권 내 주요 대안으로 부상할 때를 고려해 국민의힘에 남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윤 행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7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유승민</a> 제3지대 왜 안 갔나, 큰 꿈 향해 '은인자중' 선택한 듯
유승민 전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합류에 선을 긋고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승민 페이스북 갈무리>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 결정의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과 관련해 당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며 제3지대에도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는 개혁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기존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행보로 여겨진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제3지대에 합류했을 때 그에게 씌어진 '배신자'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았으나 정책 관련한 마찰로 원내대표에 물러난 이후 탈당해 신당을 만들며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때 보수 유권자층 사이에서 만들어진 '배신자' 프레임은 유 전 의원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그 뒤 2018년 대선은 물론이고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서까지 그를 괴롭혔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도 많은 의원들의 설득 끝에 마지막에 탈당했다"며 "그런데도 배신자 프레임으로 공격을 가장 많이 받았던 점으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 전 의원이 이미 바른미래당으로 제3지대에서 실패를 경험했다는 점도 국민의힘 잔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2016년 새누리당을 탈당해 2018년 민주당에서 이탈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의당과 합당했다. 그러나 합당 이후 잦은 의견충돌로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데 실패했고 결국 두 사람은 2019년 결별해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현재 제3지대와 관련해 '이준석'과 '이낙연'이라는 세력과 정치적 노선이 달랐던 인물이 힘을 합치려고 하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은 제3지대 정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바라봤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제가 만약 유 전 의원 입장이었더라도 실패의 정치 역사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게 내재되어 있으실 것 같다”며 “제3지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으셔서 잔류를 결정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28일 서울 마포구에서 개혁신당 정책홍보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저와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새로운보수당·바른미래당 등을 같이 하며 공유한 경험들이 있다"며 "(제3지대 합류 선택을 놓고) 그런 경험들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란 예측을 해왔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다음 정치적 행보가 대선이라는 점도 국민의힘 탈당이 부담스러운 이유로 여겨진다. 

대선주자로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보수정당의 본류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노리는 편이 유 전 의원에게 낫다는 시각이 많다. 만일 유 전 의원이 제3지대에 합류한 뒤 국민의힘 복당을 거쳐 대선후보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면 대선으로 가는 길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당은 특정인의 사당이 아니다”라며 “오랜 시간 인내해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번 국민의힘 잔류 결정이 앞으로 대선 관련 정치행보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유 전 의원의 정치적 상황이 다른 점도 제3지대 합류를 선택하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 대표는 나이가 젊은 만큼 이번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다음 정치적 행보를 선택할 수 있지만 유 전 의원은 만 66세여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결과를 내야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 전 의원의) 나이를 봤을 때 대선도전은 2027년이 마지막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국민의힘에 남아서 기회를 노리는 게 나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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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2023년 11월 고려대학교 정경대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승민 페이스북 갈무리>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함에 따라 총선 이후 그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으며 총선 뒤 행보에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또한 ‘한동훈 체제’로 총선을 치른 뒤 결과가 좋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합리적 보수를 대표하면서 중도층 지지세로 확장성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갖고 있는 좋은 정치적 자산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며 “그 꿈을 어느 정도 펼쳐나가려면 때와 시기를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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