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뜻을 비춘 데 이어 포스코와 KT도 지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중앙회 우정사업본부 등도 우리은행의 지분 인수에 참여할 곳으로 거명되고 있다.
|
|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모두 정부의 입김이 닿는 곳들인데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에 성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압력을 넣고 있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연관돼 있는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8% 가운데 30%를 4~8%씩 나눠 사들일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KT도 우리은행 지분인수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우정사업본부 등도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나설 후보로 거명된다. 국민연금은 7월 기준으로 우리은행 지분 5.01%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3대주주(15.25%)다. 한화생명은 2014년에 우리은행의 소수지분 매각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당시도 예금보험공사의 뜻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왔다.
포스코는 2000년, KT는 2001년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새마을금고는 행정자치부, 우정사업본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공공기관투자자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네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의지가 연관성 있는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에 직간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했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내 투자자들을 앞세워 외국계 금융자본에서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가능성을 줄이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안방보험 등 외국계 금융자본이 우리은행 지분을 사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이 우호지분을 확보해 우리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될 경우 국부유출 논란을 피할 수 없어 정부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연관된 투자자들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자리매김할 경우 우리은행에 정부의 영향력이 계속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 과점주주로 참여할 경우 관치 의혹이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가능성을 정부에서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가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성공시키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