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에 '인도발 훈풍'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인도에서는 IPO(기업공개) 열기가 거세지고 있는데 인도 시장에 큰 공을 들여온 미래에셋증권이 현지 IPO에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해 김미섭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실적반등의 지원군이 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 인도 'IPO 열풍' 수혜 보인다, 김미섭 실적 반등 지원군 기대

▲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이 인도에 단행한 투자가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결실을 가져다 줄 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도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67년 설립돼 도시락통, 저가 볼펜, 가구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첼로 월드(Cello World)가 지난 6일 인도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29% 폭등해 시가총액이 20억 달러(약 2조6천억 원)를 넘겼는데 전년도 순이익의 60배 수준이다. IPO 과정에서도 청약물량이 배정물량을 크게 웃돌았으며 2억3천만 달러(약 3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기존에 인도 시장에선 아다니(Adani) 등 재벌 그룹이나 첨단 테크 기업들이 관심을 독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형 기업들에도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에 이들 기업의 IPO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도 IPO 건수는 약 200회로 1년도 안 돼 지난해(144회) 기록을 넘어섰으며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해인 2017년(172회)의 건수도 이미 넘어섰다. 첼로월드 상장 이후에도 29건의 IPO가 추가 승인됐으며 46건이 현재 심사중이다. 

인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21년 9.05%, 2022년 7.24%를 기록했으며 향후 2028년까지도 6%대 성장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도 정부가 국내 제조업과 인프라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원책을 늘리면서 중소업체들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피임기구 및 임신테스트기 제조업체 맨카인드 파마(Mankind Pharma) 상장이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인도 중소기업 IPO 열기가 강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에 따르면 최근 인도 IPO 가운데 청약물량이 배정물량을 웃돈 비중은 72%에 달한다.

인도 IPO 시장의 열기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IIFL 증권의 니푼 고엘(Nipun Goel) 대표는 “현재 IPO 열풍은 5~7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향후 IPO 주관 참여를 늘리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 미래에셋캐피탈마켓츠는 이같은 IPO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캐피탈마켓츠는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인 리샤브 인스트러먼츠(Rishabh Instruments) 상장에 주간사로 참여했다. 

지난 8월30일~9월1일 진행된 IPO에서 청약물량이 배정물량을 크게 웃돌았으며 여러 증권사의 호평을 받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9월11일 상장이 완료됐다.

이 밖에 미래에셋캐피탈마켓츠는 CJ다슬(Darcl)의 상장 주간사도 맡고 있다. CJ다슬은 지난 9월29일 IPO 신청서를 제출해 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인도 'IPO 열풍' 수혜 보인다, 김미섭 실적 반등 지원군 기대

▲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리샤브 인스트러먼츠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 Rishabh Instruments > 


리샤브 인스트러먼츠와 CJ다슬 등 상장으로부터 얻는 주관 수수료는 4분기 혹은 내년 초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마켓츠가 인도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IPO 주관 실적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그룹 내 글로벌 전문가로 꼽히며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인사 개편도 글로벌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외부동산에서 손실이 발생하며 올해 3분기까지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22% 줄었다. 실적회복이 절실한 김 부회장에게 향후 인도시장에서 지속적인 IPO 성과가 날개가 돼줄 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에코프로머리티얼즈의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에 앞서 두산로보틱스, 필에너지, 인성에스티, 퓨릿, 밀리의 서재 등 상장을 주관해 증권사 가운데 올해 주관실적이 유일하게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