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에 대형 슈퍼문, 롯데월드타워 연내 개장 '가물가물'  
▲ 롯데물산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인근 석촌호수에 설치한 슈퍼문.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앞 석촌호수에 높이 20미터짜리 대형 슈퍼문이 등장했다.

롯데그룹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4년 러버덕에 이어 올해 초대형 달 형상을 띄운 것이다.

슈퍼문은 환한 달빛을 빛내기 시작했지만 롯데월드타워는 대형 악재가 겹치며 정식개장은 물론이고 분양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물산은 1일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 주변과 롯데월드몰에 슈퍼문을 선보였다. 지름이 20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미술작품인데 이날부터 10월3일까지 저녁 시간대에 7가지 달빛으로 주변을 훤히 밝힌다.

롯데월드타워는 현재 93%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며 내부 마감공사가 한창이다. 대형 조형물 설치 등 주변도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롯데그룹 내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이 시행,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애초 오는 12월22일 준공을 마치고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돼왔으나 일정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지난 6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구속된 데다 이후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관련 검찰수사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300억 원 대 비자금 조성 의혹이 포착됐고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도 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의혹으로 이미 검찰에 구속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롯데물산은 지난 6월부터 박현철 사업총괄 본부장(전무)이 노병용 사장 대행체제로 롯데월드타워사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컸던 만큼 준공 승인이 떨어진다 해도 현재 상황으론 개장 이벤트를 기획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준공승인은 서울시 권한이다. 이르면 9월 말부터 소방 준공 등 관련된 각종 검사와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촌호수에 대형 슈퍼문, 롯데월드타워 연내 개장 '가물가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월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고 있다. 뒤로 마무리 공사가 덜 된 롯데월드타워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울시 역시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롯데월드몰의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등 안전성 논란이 컸던 데다 123층짜리 초고층 빌딩승인도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 준공과 개장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오피스와 레지던스 등 분양도 성공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14~38층이 프라임 오피스, 42~71층이 시그니엘 레지던스, 108~114층이 프라이빗 오피스로 구성된다. 롯데건설이 분양을 주도하고 임대관리는 롯데자산개발에서 담당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준공과 개장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분양 전 사전마케팅도 사실상 모두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사업비가 3조 원이 넘는 사업이다. 준공과 개장, 분양 차질 등은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의 재무상황에도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은 8월 초 1년 만기 기업어음(CP) 500억 원을 발행했다. 7월부터 두 달 사이 기업어음 발행물량이 3천억 원에 이른다.

업계는 롯데물산이 검찰 수사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단기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롯데월드타워 준공이 이뤄지기까지 추가자금이 필요한 만큼 올해 안에 수천억 원 규모의 추가 기업어음 발행에 나설 가능성도 투자금융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