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쇼핑을 하는 것처럼 강원랜드 방문자들도 면세쇼핑을 할 수 있게 될까.
강원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폐광지역에 지정면세점 설치 요구가 나온다.
1일 이철규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은 8월31일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폐광지역에 제주도처럼 지정면세점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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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규 새누리당 의원. |
이 의원은 “폐광지역에 지정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지역 자생력을 확보하고 지역경제의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체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최근 대한석탄공사에 대한 구조조정 결정을 발표했으나 후속대책은 제시하지 않아 폐광지역 주민들이 생존위기와 지역붕괴의 시발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폐광지역은 지역공동화가 진행 중이고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도입된 사업들도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이 의원 외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참여했다. 이 의원은 지정면세점 설치에 따른 부수 법안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번 법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면세점이 내외국인 모두 출국 시에만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한데 비해 지정면세점은 국내 다른지역으로 가는 내외국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개정안은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내외국인의 제한이 없는 폐광지역 여행객으로 명시하고 있다.
내국인도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원랜드는 2월부터 일부 영업장을 사후면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후면세점에서 3만 원 이상 물건을 구매한 외국인은 출국시 공항내 환급 창구에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돌려 받을 수 있다.
강원랜드는 앞으로 사전면세 방식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면세점 운영을 통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으로 늘어나는 관광객들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지정면세점까지 도입될 경우 기존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들도 면세혜택을 누릴 수 있어 면세점사업이 강원랜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법안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며 “지정면세점 추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제2의 내국인 카지노를 건립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로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17일 새만금지역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하는 내용의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은 8월31일 폐광지역 시장·군수협의회와 함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폐특법 종료 시한이 2025년까지 9년이나 남아있는데 내국인 카지노를 별도로 추진하는 것은 정부 기존 정책과 상충하는 위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