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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LG전자가 2분기 연속 ‘깜짝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만 보면 2009년 3분기 이후 최대실적이다.
특히 이번 실적은 그동안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애를 태웠던 스마트폰사업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2010년 스마트폰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장사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5조3746억 원과 영업이익 6062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올해 1분기보다 7.7%, 지난해 2분기보다 0.9% 늘었다. 영업이익은 직전분기에 비해 20.3%, 지난해 2분기보다 26.5%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5200억~5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깜짝실적’을 낸 셈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11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나 늘었다. 매출의 경우 29조6493억 원을 기록하며 1% 증가했다.
◆ 스마트폰사업 4분기 만에 ‘애물단지’ 오명 벗다
이날 실적발표회의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였다. MC사업부는 올해 2분기 8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동안 MC사업부는 LG전자의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MC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7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에 시장 기대치를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내면서 구본준 부회장은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시름을 덜게 됐다.
MC사업부 매출액은 3조6203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6% 늘었고 지난해 2분기보다 16%나 증가했다. 이는 LG전자가 2010년 스마트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다.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은 1900만 대였다. 직전분기보다 15%, 지난해 2분기보다 7% 늘어났다.
MC사업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낸 것은 스마트폰 판매 증가 덕분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분기 기준 스마트폰 판매량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총 145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는데 직전분기보다 18%, 지난해 2분기보다 20%나 늘어난 것이다. LG전자가 한 분기에 14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판매 기록은 지난해 4분기에 세운 1320만대였다.
특히 평균 판매단가(ASP)가 높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 실적에 큰 도움이 됐다.
2분기 LTE폰 판매량은 LG전자의 최신 전략 스마트폰인 ‘G3’에 힘입어 515만 대를 기록했다. LG전자가 2011년 5월 첫 LTE폰을 출시한 이후 분기 사상 최대실적이다. 2분기 LTE폰 판매량은 직전분기보다 4% 늘었고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123%의 성장률을 보였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G3의 글로벌 출시 등을 위해 3분기 마케팅 비용을 더 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G3가 소비자와 사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을 늘린다고 해서 3분기 적자를 내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사장은 중저가시장도 지속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G3와 더불어 ‘G3 비트’, ‘G3 비스타’ 등을 출시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3분기 수익성과 평균판매단가 모두 2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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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사장 |
◆ TV, 에어컨은 선방, 생활가전은 환율이 아쉬워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5조909억 원에 영업이익 154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TV 신제품 판매가 늘면서 직전분기보다 3% 늘었다. 다만 컴퓨터 모니터와 AV 매출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0.5% 소폭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직전분기보다 36% 줄었다. 하지만 제한적이나마 월드컵 특수 효과를 누려 초고화질(UHD) TV 등 고가제품 판매가 늘고 고정비용을 줄인 덕분에 지난해 2분기보다는 65%나 늘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305억 원에 영업이익 978억 원을 기록했다.
얼음 정수기와 냉장고, 세탁기 신제품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어 직전분기보다 매출이 11% 증가했지만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보다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및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10%와 20%씩 감소했다.
HA사업부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하진호 LG전자 HA사업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수익성 하락을 환율 탓으로 100% 돌릴 수는 없지만 큰 충격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 상무는 “핵심시장인 북미에 생산기지가 없어 수출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환율 영향이 컸다”며 “여기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과 제습기를 담당하는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 사업본부는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좋은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1조6350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34% 증가했고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보다는 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83% 늘어나고 지난해 2분기보다 4% 줄어든 1642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