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금융회사를 키우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증권업계 개편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 규모경쟁은 인수합병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사 숫자가 줄어들고 회사당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대형 투자금융사 육성정책 방향은 증권사 줄이기"  
▲ 임종룡 금융위원장.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23일 “정책의 방향성이 증권사 비즈니스모델의 구조를 변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증권사가 능동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정부의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에 주목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투자금융사는 외국환 매매가 가능해지고 8조 원 이상은 종합투자계좌 운용과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다. 규모에 따라 업무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몸집불리기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2014년 이래로 정부 방향성은 자본확충에 대한 요구를 높여 증권사 수 줄이기”라며 “이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개선방안의 최종목표는 자기자본 10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탄생”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어느 정도 실현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증권사 수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방향성”이라며 “파이는 그대로인데 조각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합병에 이어 올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하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을 앞두고 있는 등 증권업계 개편은 활발하다.

그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는 2013년 51곳에서 2015년 45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43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증권사 10곳이 줄어들면 회사당 이익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20곳이 감소하면 이익 증가율은 6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