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가 TSMC 파운드리의 대안으로 인텔과 협력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인텔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인텔>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반도체기업 AMD가 TSMC 이외에 다른 파운드리업체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AMD가 PC용 CPU 등 시장에서 직접적 경쟁 상대인 인텔의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IT전문지 일렉트로닉스위클리는 24일 “인텔이 TSMC보다 먼저 2나노 이하 미세공정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AMD가 이를 활용하게 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사 수 AMD CEO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TSMC가 아닌 다른 파운드리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MD는 그동안 고사양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은 주요 제품 생산을 사실상 모두 TSMC의 파운드리에 맡겨 왔다.
따라서 다른 업체에 첨단 미세공정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을 주문하는 것은 상당한 변화로 꼽힌다.
일렉트로닉스위클리는 TSMC를 제외하면 인텔과 삼성전자가 이를 대체할 만한 협력사에 해당한다며 인텔이 2024년부터 TSMC의 공정 기술력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는 데 주목했다.
인텔이 목표한 대로 2024년에 TSMC보다 앞선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선보인다면 AMD의 반도체 생산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렉트로닉스위클리는 인텔의 시스템반도체 생산 공정이 x86 아키텍쳐 기반 제품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도 AMD의 주문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요소라고 바라봤다.
AMD 역시 x86 아키텍쳐를 활용한 PC용 CPU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PC와 서버용 CPU 시장에서 AMD와 직접적 경쟁 관계에 놓인 만큼 파운드리 협력사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AMD가 경쟁사인 인텔에 비용을 지불하고 반도체 생산을 맡기면서 기술 유출과 같은 리스크를 안으려 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텔이 현재 계획중인 미세공정 기술 발전 계획과 시설투자 일정 등을 고려한다면 이는 AMD와 같은 기업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로 남게 될 수 있다.
다만 일렉트로닉스위클리는 AMD가 당장 TSMC에 의존을 낮춘다면 삼성전자와 손을 잡으려 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생산수율이 개선되며 TSMC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리사 수 CEO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을 뿐 현재로서는 TSMC 이외 파운드리업체를 활용할 계획을 잡아두지는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렉트로닉스위클리는 TSMC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신설하는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가동 시기를 예정보다 늦추기로 한 점이 AMD의 계획에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공장에서 4나노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TSMC는 당초 2024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2025년으로 미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