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실력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실력행사는 대한항공이 이남규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부기장으로 강등한 데 대한 맞대응인 셈인데 노사갈등을 비롯해 노노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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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2016년 6월28일 오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앞에서 ‘임금정상화를 위한 윤리경영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뉴시스>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50여 명은 9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열었다.
조종사노조는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의 불공정거래, 일감 몰아주기, 재산 빼돌리기 의혹을 등을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청원했다.
조종사노조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조종사노조의 다수 조합원을 기장 승진대상에서 누락해 거리시위에 나섰다"며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이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된 것도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노사는 지난해 12월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외국 항공사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낮다며 임금인상률 37%를 요구했는데 대한항공은 1.9%를 제시했다.
조종사노조는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천억 원 낸 것으로 추정돼 임금인상률이 적정하다고 주장하지만 대한항공은 경영상황이 어렵고 형평성을 고려해 일반직 노조가 합의한 1.9% 이상의 임금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조종사노조가 세무조사 청원을 요구하면서 노노갈등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일반노조를 비롯해 조종사노조, 조종사새노조 등 노조가 3곳 있는데 조종사노조의 세무조사 청원에 다른 노조는 비판적이다.
대한항공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데 조종사노조가 약 5천만 원에 달하는 무리한 연봉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임금협상을 지속할 것이지만 조종사노조의 이기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