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커머스 시장에서 뷰티 사업을 놓고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럭셔리라는 서비스로 뷰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이 분야를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컬리의 상황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컬리 새 성장동력 '뷰티컬리'에 쿠팡 도전장, 김슬아 공세 막아낼 무기는

▲ 쿠팡이 로켓럭셔리라는 서비스로 뷰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이 분야를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컬리의 상황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쿠팡의 공세에 맞서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의 수비 전략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쿠팡의 공세에 맞서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의 수비 전략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최근 럭셔리 뷰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관 ‘로켓럭셔리’를 론칭하면서 앞으로 이커머스 뷰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 힘을 주고 있는 뷰티 카테고리는 성장세가 꾸준한 분야로 꼽힌다. 뷰티 시장은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뛰어들며 수익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컬리는 쿠팡보다 한 발 앞서 뷰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컬리는 2022년 11월 뷰티 전문관인 뷰티컬리를 론칭했는데 이후 성과는 유의미하다.

2023년 1월부터 3월10일까지 컬리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매출은 뷰티컬리 론칭 이전인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94% 증가했고 구매 고객 수도 2.4배 늘었다.

물론 아직 성적에 합격점을 줄만한 정도는 아니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1분기 컬리 매출에서 뷰티컬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서 뷰티컬리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화장품 유통업계 독보적 1위인 CJ올리브영의 온라인몰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대표적 온라인 뷰티몰로 성장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쿠팡이 뷰티업계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컬리에게 좋은 신호는 아니다. 10년여 만에 국내 유통업계 강자로 거듭난 쿠팡이 눈여겨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컬리의 뷰티 사업에는 큰 위협일 수 있다.

물론 컬리는 쿠팡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 무기는 ‘큐레이션’이다.

컬리는 2015년 창립 초기부터 상품을 판매할 때 큐레이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상품위원회를 열고 상품들을 직접 사용해 본 뒤 자신있게 팔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소위 ‘큐레이티드(검증)’된 상품만 입점시킨다.

이 전략은 김슬아 대표가 여러 인터뷰에서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는 여러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해 컬리의 상품위원회를 놓고 컬리의 핵심 역량이며 경쟁력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컬리는 이 큐레이션 역량을 뷰티컬리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뷰티컬리는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성분등급과 안전등급을 모두 확인해 어떤 상품이 지성한테 잘 맞고, 건성한테 잘 맞고 등등의 논의를 거쳐 입점시킨다”며 “엄격한 큐레이션을 거쳐 한 브랜드 내에서도 그 브랜드의 제품을 다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제품군을 골라 입점시킨다”고 말했다.

컬리의 큐레이션 전략은 쿠팡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차별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컬리 새 성장동력 '뷰티컬리'에 쿠팡 도전장, 김슬아 공세 막아낼 무기는

▲ 컬리는 ‘큐레이티드(검증)’된 상품만 입점시킨다는 원칙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는데 이는 뷰티컬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컬리의 또 다른 무기는 ‘충성고객’이다.

컬리의 주된 사용자는 30~40대 여성 고객인데 이들은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는 컬리 플랫폼의 단골 고객이 됐다.

이들이 컬리 플랫폼에 보내는 신뢰도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와 비교해 유독 높은 편으로 여겨진다. 뷰티컬리에도 충성고객의 높은 신뢰도는 이어지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는 마켓컬리에서 장을 보는 30~40대 여성 고객들이 장을 보면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론칭한 브랜드다”며 “30~40대 여성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백화점 고급 브랜드의 화장품들로 입점시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쿠팡의 공세가 예상보다 만만치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쿠팡이 가진 강점은 ‘로켓배송’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정품의 명품 화장품을 로켓배송으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와우멤버십 회원들은 기존 로켓배송 제품과 동일하게 무료배송 및 무료반품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쿠팡이 화장품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소비자 데이터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쿠팡은 2022년 기준 스킨케어 온라인 구매 채널 3위(점유율 32.9%)에 올랐다. 컬리만한 충성고객은 아니지만 와우멤버십 가입자만 1100만 명 수준이 된다는 점에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도 쿠팡이 가진 강점이다.

물론 쿠팡이 뷰티 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 단언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패션과 가구 등 버티컬커머스(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커머스 플랫폼)가 주도권을 꽉 쥔 시장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산품과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데 적합한 플랫폼이지만 사람들의 실사용 후기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부 제품군에서는 쿠팡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여겨지는 성과들이다.

뷰티도 마찬가지다. 여성 고객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보다 전문적 역량이 필요한데 쿠팡이 그만한 능력을 가졌는지를 놓고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에서 생필품을 사던 기존 고객들이 고급 화장품까지 살 수 있도록 유인하는 동기를 만들어낼지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뷰티 시장에서 컬리의 승부수는 충성고객과 큐레이션 역량 등 두가지로 압축된다”며 “컬리가 강점을 잘 고수한다면 다른 플랫폼의 공세가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