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5-26 16: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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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필에너지가 코스닥에 도전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필에너지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들어섰다.
▲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필에너지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들어섰다.
필에너지는 코스닥 상장사인 필옵틱스에서 물적 분할해 2020년 만들어진 2차전지 관련 기업이다.
2차전지 조립공정의 주요 설비인 스태킹장비(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쌓는 공정)와 레이저 노칭(레이저를 이용해 배터리 소재를 자르는 공정) 장비를 주로 제작해 판매한다.
올해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 업종은 최근 들어 기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크게 주목하는 업종이다. 2차전지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기업공개(IPO)를 향한 투자심리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필에너지는 특히 삼성SDI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회사다.
필에너지가 설립될 때 삼성SDI에서 지분 20%를 투자한 데다 주요 임직원들이 대부분 삼성SDI 출신이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이사도 삼성SDI 생산기술센터장(전무)을 지냈다.
실제로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매출 대부분이 삼성SDI에서 발생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99.6%, 올해 1분기 기준 99.9%에 이른다.
필에너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태킹 장비는 삼성SDI에만 판매가 가능한 상품이기도 하다.
필에너지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요 매출 품목인 스태킹 장비는 삼성SDI와 공동개발한 장비로 다른 기업에 판매가 제한돼 있다”며 “다만 필에너지가 삼성SDI의 스태킹 장비 단독공급사로 선정돼 있어 스태킹 장비 수주에 있어 다른 업체와 경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고객사인 삼성SDI가 최근 향후 신규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어 필에너지의 실적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필에너지는 지난해 매출로 1898억 원, 영업이익으로 168억 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730억 원어치, 영업이익 75억 원어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뒤 별도로 상장을 진행하는, 일명 '쪼개기 상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뒤로 등장한 첫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사례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대해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필에너지의 모회사인 필옵틱스는 대규모 주주환원을 약속하면서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필옵틱스는 구주매출을 통해 수급한 자금을 주주배당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과 공모물량의 20% 규모의 필에너지 주식 배당 등 강도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필에너지는 6월13~1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6월19~20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6300~3만 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740억~844억 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상단 기준으로 3200억 원 가량으로 최근 중소형주 위주의 공모주시장에서는 규모가 있는 편에 속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