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에 ‘박동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SM6 돌풍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당황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르노그룹이 박 사장의 교체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법원이 29일 박동훈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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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
검찰은 27일 박 사장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과 사문서위조‧변조,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사장은 폴크스바겐 독일본사가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국내에 수입하고 연비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지내며 국내 폴크스바겐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총괄했다.
박 사장이 구속되면 르노삼성차는 당장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 QM6 출시, 임금과 단체협상 등 중요한 문제를 CEO없이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르노삼성차는 9월 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6를 출시한다. QM6는 국내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SUV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르노삼성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다. 르노삼성차는 하반기 QM6 출시로 상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사장이 구속되면 QM6의 사전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박 사장은 6월 초 QM6를 직접 공개하는 등 QM6 마케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상반기 SM6의 성공도 박 사장의 활발한 사전마케팅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박동훈 리스크’에 따른 르노삼성차의 이미지 실추가 QM6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의 혐의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폴크스바겐의 이미지 실추가 르노삼성차에 옮아가는 것 같다”며 “폴크스바겐 배출가스량 조작사태가 디젤차량 문제인데 QM6가 디젤엔진으로 나오는 만큼 소비자들의 의혹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량 조작사태는 독일차 전반의 신뢰하락으로 이어져 2016년 상반기 독일차의 수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줄었다.
7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임금과 단체협상도 르노삼성차에게 부담이 된다.
박 사장이 구속되면 임금과 단체협상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협상의 타결이 늦춰지면 내수시장 판매와 수출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 사장이 이른 시일 안에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사장이 르노삼성차의 성장에 기여한 공로는 크지만 하반기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어 르노그룹이 CEO 교체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번 일로 르노삼성차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 혼자 안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CEO 리스크가 르노삼성차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경영차질과 기업의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CEO 교체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르노그룹은 박 사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데 대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그룹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