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27일(현지시각)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가뭄 발생 가능성을 100배 이상 높여 현재 동부 아프리카의 파괴적 가뭄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의 한 지역에 가뭄으로 죽은 가축의 사체가 방치된 모습.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동부 아프리카의 가뭄을 유발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은 27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현재 동부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파괴적 가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100배 이상 높였다.
연구진은 “높아진 지구의 온도는 식물과 토양에서 증발하는 물의 양을 증가시켜 농작물 손실, 가축 폐사, 물 부족 등을 초래한다”며 “현재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00년대 후반보다 섭씨 1.2도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동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우기에 다섯 차례 연속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서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가뭄의 영향으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국가가 위치한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에서는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식량 부족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렸다.
기아로 4만3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5세 미만 어린 아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강수량 부족으로 농사, 목축 등이 불가능해지면서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에서는 170만 명의 사람들이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마문우르 라만 말리크 세계보건기구(WHO) 소말리아 대표는 “소말리아의 인구 가운데 거의 절반이 가뭄의 피해를 받고 있고 3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말리아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대가를 계속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