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메타 다음은 MetAI?' 저커버그 인공지능 투자 조롱거리 전락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버스에 이어 인공지능 분야에 섣부른 투자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

[비즈니스포스트]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한 메타가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주제로 이름을 다시 바꿀 수도 있다는 증권사의 비판 섞인 관측이 나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버스 신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사명까지 바꿨지만 성과가 부진하자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증권사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내고 “저커버그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 관심사를 찾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메타(Meta)의 이름이 MetAI로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를 비롯한 메타의 주요 경영진이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잠재력을 강조한 만큼 회사 이름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번스타인이 내놓은 예측은 실제로 메타가 회사 이름을 바꿀 가능성보다 저커버그의 무리한 신사업 추진 과정을 비판하는 시각을 담고 있다.

메타는 2021년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했다. 저커버그는 가상현실(VR)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약 1년6개월 동안 메타버스 분야에 들인 투자에 비해 성과가 부진하자 메타를 바라보는 증권사와 투자자에 부정적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저커버그가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줄이고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은 메타버스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선회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버스가 한창 글로벌 IT업계에서 주목을 받자 저커버그가 섣불리 해당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고 최근 챗GPT와 같은 기술이 화제에 오르자 인공지능을 강조하는 줏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이 메타가 MetAI로 이름을 다시 바꿀 수도 있다는 조롱 섞인 비판에 반영된 셈이다.

저커버그가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투자를 대부분 인공지능 서버 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앞세운 점도 투자자들에 불안한 시선을 받고 있다.

메타가 메타버스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노리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벌인 것과 같은 상황이 인공지능 사업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증권사 전문가들은 저커버그가 다시금 값비싼 신기술에 너무 빠르게 집착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며 “메타 투자자들이 아직 메타버스에 벌인 과도한 투자의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않은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메타가 약 5개월 동안 챗GPT에 맞설 자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구매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A100’은 모두 2048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A100 가격이 개당 1만 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2048만 달러(약 273억 원)의 비용이 반도체 구매에만 쓰였다는 의미다.

메타는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올해 초까지 360억 달러(약 48조 원)의 투자를 벌였다. 그러나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저커버그가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며 앞으로 메타버스에 1천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른 시일에 사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진 셈이다.

지난해 메타가 메타버스 전문 연구소를 통해 기록한 손실은 13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까지는 메타버스 사업 확장 계획이 현재 시점에서는 대대적 실패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메타의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 판매량도 지난해 연간으로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결국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과 점차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메타가 투자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전에 인공지능 분야에 지출 확대를 본격화하는 점을 두고 증권가에서 부정적 시각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다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메타버스와 달리 인공지능 기술은 메타의 기존 주력사업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광고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