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중간배당 규모를 줄였다.
에쓰오일이 울산에 짓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가기 위해 중간배당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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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CEO. |
초대형 프로젝트가 2018년 이후에 완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에쓰오일이 당분간 보수적 배당정책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26일 “에쓰오일이 대규모 투자 집행에 따라 중간배당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였다”며 “다른 정유사와 비교해 배당매력이 떨어진 점이 아쉽다”고 진단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 매출 4조1984억 원, 영업이익 6429억 원을 냈다. 에쓰오일은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1347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상반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중간배당 규모를 주당 500원으로 결정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주당 11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는데 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배당성향을 놓고 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때 정유업계 최고 수준인 19.9%의 배당성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6.6%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보통주 기준 시가배당률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0.7%로 반토막 이상 줄었다.
에쓰오일이 본격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수익성이 있는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사상 최대 실적에도 시장의 기대에 못미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현재 울산에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4조8천억 원을 투자해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은 잔사유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하류시설(ODC)을 짓고 있다.
RUC는 원유에서 정제과정을 마치고 남은 기름에서 휘발유 등을 생산하는 설비이고 ODC는 건축생활소재로 쓰이는 올레핀 하류계열 제품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정유업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석유화학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연말배당 역시 예년보다 적어질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에쓰오일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과거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연말배당 규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다만 RUC·OD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더 큰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이것이 주주가치를 최대화하는 길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